[세계최대 자산운용사 美피델리티 내달 상륙]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가 이르면 다음달 중 자산운용업 본인가를 받고 한국에서 영업을 본격 시작한다. 29일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피델리티의 자산운용업 허가신청에 별 문제가 없어 내달 본인가를 내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미국 보스턴 본사에서 만난 피델리티 관계자들도 "한국 자산운용 시장의 성장성에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며 국내영업에 상당한 의욕을 보였다. 여기다 프랑스계 소시에떼 제네랄(SG),스위스계 UBS 등 세계 자산운영업계 강자들도 잇따라 국내 문을 두드리고 있어 자산운용시장은 외국계와 국내사간,선발주자와 후발주자간 일대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피델리티 입성,자산운용업 재편 신호탄=피델리티는 퇴직연금,뮤추얼펀드,각종 기금 운용 등 자산운용업 부문에서 미국내 최강자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지난달말 현재 미국의 확정기여형(DC) 기업연금 자산은 6천80억달러며,이중 피델리티가 운용하는 자산규모는 절반이 넘는 3천1백40억달러에 달했다. 퇴직연금제 도입을 1년 앞둔 지금 국내 자산운용계가 피델리티의 국내 진출에 바짝 긴장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게다가 미국은 물론 스위스 영국 프랑스 등지에 본사를 둔 자산운용회사들이 가세할 경우 자산운용시장의 외국인 점유율은 내년 중 50%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급성장하는 자산운용시장을 놓고 외국계와 국내사의 한바탕 격돌이 불가피하며,이 와중에 토종운용사는 M&A로 대형화를 모색하거나 상당수가 퇴출될 수도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외국계 금융회사는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 분야에서 노하우와 인력을 확보하고 있어 시장판도를 완전히 바꿔놓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피델리티,한국서도 성공할까=피델리티가 한국 시장에서도 성공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사실 피델리티는 1979년 일본에 진출한뒤 1999년까지 21년간 적자를 내다 2000년에서야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고객 입맛에 맞는 상품개발,시장 변화에 따른 발빠른 마케팅전략 등의 강점을 갖고 있어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위협이 된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보스턴=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