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절상 '오리무중'

당분간 위안화 평가절상을 하지 않겠다는 중국 지도부의 잇따른 발언에도 불구,과연 중국이 현재의 페그제를 상당 기간 유지할 것인가에 대해 의문이 일고 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사진)는 28일 미국의 달러 약세 용인을 비판하고 위안화의 평가절상을 염두에 둔 투기가 만연된 현 상황에서 재평가를 할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라오스에서 열리고 있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원 총리는 "달러가 평가절하되고 있는데 이를 관리하려는 시도가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관련 당국은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는가"라며 미국을 비난했다. 원 총리는 "중국은 아시아 외환위기 때 위안화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시킴으로써 위기 해결에 기여한 책임 있는 국가"라며 미국의 무책임을 겨냥했다. 그는 "위안화에 대한 투기가 많을수록 위안화 재평가 기회가 더 줄어든다"며 "지금처럼 위안화에 대한 투기 행위가 만연된 때에는 재평가를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안화 환율의 변경은 일정 조건을 필요로 한다"며 "안정적인 거시경제환경과 건강하고 완벽한 시장경제체제,그리고 건전한 금융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뤄궈 인민은행 부행장도 이날 하이난에서 열린 아·태경제협력체(APEC) 금융발전포럼에서 "위안화 환율개혁 시간표는 없다"며 "위안화에 대한 투기는 중국의 환율제 개혁과 경제발전에 좋지 않다"고 언급,원 총리의 발언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중국 관리들의 발언이 오히려 갑작스러운 위안화 절상을 앞두고 고의적인 '연막전술'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