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환헤지거래 이익 세금감면 대상"

중소 제조업체가 수출입 과정에서 환율 변동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막기 위해 '헤지(hedge)거래'를 통해 이익을 봤다면 이는 '사업에서 발생하는 소득'(사업소득)에 해당되는 만큼 법인세를 감면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2001년 개정되기 전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르면 중소 제조업체의 경우 사업소득에 대한 소득세 또는 법인세의 20%에 상당하는 세액을 감면받을 수 있다. 헤지는 위험을 피한다는 뜻으로,달러나 금리 주가 등 가격변동이 심한 품목에 대해 일정시점 후의 가격변동과 상관없이 계약 당시의 가격으로 거래하는 기법을 말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한기택 부장판사)는 29일 수입대금 결제 과정에서 환차손을 우려해 헤지거래를 한 사료 제조업체 K사가 삼성세무서를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중소 제조기업이 환투기 목적이 아니라 환율변동으로 인한 재정적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헤지거래를 했다면 이는 사업을 효율적·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므로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이익은 사업소득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K사는 97년 2월부터 헤지거래를 해왔으며 98·2001·2002 사업연도에 모두 43억여원의 이익을 남겼고,세무당국은 이 금액이 사업과 무관한 소득에 해당된다며 2억8천4백여만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