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 채권입찰 론스타도 나서] "내부 정보 이용 입찰참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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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건설 파산채권 매각입찰에 이 회사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의 최대주주 론스타펀드가 참여의사를 밝혀 공정성 시비가 일고 있다.
입찰에 참여한 다른 경쟁자들은 "론스타의 경우 외환은행이 갖고 있는 동아건설 기업정보를 활용할 수 있으므로 이해상충의 문제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금융계에서는 과거 골드만삭스가 진로의 무담보채권을 사들였던 사례 등을 상기시키며 "차제에 국내 M&A관련 법규에도 이해상충 논란을 막기 위한 '차이니즈 월(Chinese Wall)' 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론스타,"동아건설 채권 사겠다"
동아건설 매각자문사로 선정된 삼일회계법인은 다음달 9일 매각입찰을 실시한다는 일정에 따라 지난 18일까지 입찰참가의향서를 받았고 이에 론스타 등 국내외 10여개사가 의향서를 냈다.
삼일회계법인은 내달 10일 낙찰자를 발표하고 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문제는 론스타의 경우 동아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의 대주주라는 점이다.
즉,다른 입찰 경쟁자에 비해 동아건설의 속사정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가질 수 있다는 것.법무법인 정민의 이대순 변호사는 "파산채권 입찰에서는 정보를 많이 갖고 있어야 정확한 평가가 가능하기 때문에 내부 정보를 이용한다면 높은 입찰가격을 쓰더라도 다른 입찰자보다 위험이 적다"고 말했다.
이번 매각에 정통한 소식통도 "입찰이 시작되기도 전에 론스타의 압승이 예상된다는 소문이 자자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관계자는 "채권단은 파산채권을 매각할지 여부만 결정할 뿐 입찰은 삼일회계법인이 전담하기 때문에 이해상충의 우려가 없다"고 해명했다.
전문가들도 적어도 법규상으로는 론스타가 동아건설 입찰에 참여하는 데 문제가 전혀 없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사례
최근 몇 년 사이 진로의 무담보채권을 무더기로 사들인 골드만삭스는 기업컨설팅 과정에서 알게 된 회사의 핵심정보를 투자결정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2001년 말부터 2003년 6월까지 진로의 법률대리인으로 일했던 고형식 변호사는 최근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진로와 골드만삭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두 회사가 체결한) 비밀유지협약에 따르면 사전 서면동의 없이 골드만삭스가 진로의 비밀정보를 사용할 수 없으나 진로는 골드만삭스의 부실채권부서가 진로 채권을 매입하는 데 비밀정보를 사용했다고 믿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당시 진로의 자문회사로 선정되지 못했기 때문에 핵심 정보에 접근할 수 없었고 관련 정보를 채권매입부서에 전달한 적도 없다"며 "이같은 사실은 한국 법원도 지난해 확인해준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골드만삭스는 또 작년에도 교보생명 주식 인수를 추진하면서 같은 문제를 야기했다.
당시 대우인터내셔널은 보유하고 있던 교보생명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골드만삭스에 실사를 의뢰했는데 실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골드만삭스 본사에서 교보생명 지분을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것.이 거래는 결국 무산되고 말았지만 역시 이해상충 시비를 낳았다.
이에 대해 KAMCO 관계자는 "외국에서는 기업내 각 부문간의 내부정보 이용을 차단하는 '차이니즈 월' 개념이 정립돼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 이에 대한 명확한 개념과 규율이 정립되지 않아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