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FTA 핵심축 부상 .. '제2의 EU' 겨냥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이 자유무역협정(FTA)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아세안 10개 회원국들은 내부적으로는 관세 철폐 등 시장 통합을 가속화하고,외부적으로는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주변국들과의 FTA 협상으로 경제권역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9일 "인구 5억명,국내총생산(GDP) 기준 7천3백70억달러 규모의 아세안 역내시장 통합은 유럽연합(EU)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에 필적하는 새로운 경제블록의 출범을 의미한다"며 "아세안은 세계 경제의 주변이 아니라 중심으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세안,제2의 EU 꿈꾼다=아세안 정상들은 29일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오는 2020년까지 유럽연합과 같은 인구 5억명의 단일시장인 '아세안공동체'(ASEAN Community) 구축을 목표로 한 '비엔티안 액션 프로그램'(VAP)에 서명했다.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은 또 한국 중국 일본을 포함한 '아세안+3' 정상들이 모이는 '동아시아 정상회의'(East Asian Summit)를 내년 말레이시아의 콸라룸푸르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브루나이 등 아세안 6개국 정상들은 당초 예정했던 2010년 관세 철폐안을 2007년으로 앞당기는데 합의했다.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등 후발 가맹국도 당초보다 3년 빠른 2012년까지 주요 상품에 대한 관세를 완전 철폐키로 결정했다. 이 합의안에 따르면 아세안은 오는 2007년까지 전기 농업 자동차 수산 섬유 등 11개 분야의 역내 교역을 자유화한다. 또 2020년까지는 금융 등 서비스 부문에서도 EU와 같은 완전 단일시장을 만들 계획이다. 이와 관련,맥킨지는 "아세안이 통합되면 역내 GDP는 최소 10% 이상 확대되며 각종 비용은 최대 20% 줄어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요국들,아세안 '쟁탈전' 돌입=아세안과 주변국들의 FTA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아세안은 이번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오는 2010년까지 상품 관세를 철폐키로 합의,세계 최대의 자유무역지대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했다. 일본은 이번 회의에서 필리핀과의 FTA 체결을 계기로 내년 3월까지 말레이시아 태국 등 개별 국가들과의 협정 타결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9월 일본과 아세안은 내년 4월부터 상품·서비스·투자분야의 제한을 없애는 FTA 교섭에 들어가 2년 안에 타결짓는다는 원칙에 합의한 바 있다. 이밖에 호주 뉴질랜드 등도 오는 2007년까지 아세안과 FTA를 체결하기 위해 다각적인 협상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이번 아세안 회의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파견,아세안 회원국들과 잇따라 '경제우호 협정'을 체결키로 해 주목되고 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