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특위 가동… 여야 예산안 심의 '힘겨루기'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할 국회 예산결산특위가 30일 어렵사리 가동됐지만,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예산안에 대한 여야간 입장 차이가 워낙 클 뿐만 아니라 예산 관련 부수 법안들을 놓고도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정확대냐,균형예산이냐=열린우리당은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이유로 재정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확대 규모는 정하지 않았지만,정부가 제출한 1백31조5천억원 규모의 일반 회계에서 3조?4조원 가량 증액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은 재정확대 이유로 정부가 예산안을 제출했던 지난 9월보다 경제여건이 훨씬 더 어렵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재정을 확대하지 못할 경우엔 5%대 경제성장이 불가능하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특히 '한국형 뉴딜정책(종합투자계획)'에 사용될 예산은 반드시 관철시킬 방침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균형예산' 을 유지하기 위해 적자국채 발행규모 6조8천억원,세금 감면 7천억원 등 총 7조5천억원을 깎겠다고 벼르고 있다. 경제가 어려운데 무턱대고 재정을 늘릴 경우 나라살림이 파탄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런 차원에서 △정부의 경상경비 1조2천억원 △성과상여금 2천8백70억원 △봉급조정수당 2천억원 △환율과다 계상 3천58억원 △공적자금 상환예금 2조3천억원 등을 삭감하기로 했다. ◆처리전망=예산안 처리와 관련,여야는 예결특위에서 정책질의를 4일까지 벌인 뒤 8일까지 심의를 마치고 9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다는 일정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일정이 지켜지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의 '재정확대'와 야당의 '균형예산'이 충돌하는 등 여야간 마찰이 심화될 경우 예산심의 기간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가 추진하는 '뉴딜정책'과 관련한 예산을 둘러싸고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한나라당은 △행정자치부의 공공근로행정데이터베이스(DB) 구축사업(1천2백25억원) △정보통신부의 증액된 DB구축사업(4천억원) △경찰청의 광역교통정보기반확충사업(4백17억원) 등을 대표적 '뉴딜정책'이라고 보고 삭감하겠다는 입장이다. 예산 관련 부수 법안인 기금관리법 국민연금법 민간투자법 한국투자공사법도 여야간 치열한 힘겨루기로 인해 발목이 잡힐 수 있다. 홍영식·박해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