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 "초호화 여객선 시장 진출"

삼성중공업이 중국 국영 해운업체와 조선소 합작건설을 검토 중이다. 또 2008년 크루즈선(초호화 여객선) 건조에 나서기로 했다.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은 30일 기자와 만나 "중국 국영 해운업체로부터 합작 투자를 통해 중국내 대형 조선소를 운영하자는 제안을 받고 이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원가구조가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린다면 설비를 중국이나 동남아 등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지난 2001년 중국의 2개 조선소로부터 LNG선을 공동 수주해 건조하자는 제안을 받았으나 국내 조선기술의 유출을 우려해 거절했던 경험이 있다"며 "외국업체에 대한 급속한 기술이전은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해외 진출은 10~20년 뒤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3만8천t급 카페리 여객선 4척을 수주해 건조 중이며 오는 2008년께 5만t급 중형 크루즈선의 건조에 나설 계획"이라며 "오는 2014년께에는 선진국이 독점하고 있는 10만t급 이상 초대형 크루즈선의 건조에도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크루즈선은 11만t급의 경우 선가가 대략 4억5천만달러 수준으로 총톤수(GT)당 선가가 4천달러가 넘어 GT당 8백달러선에 불과한 유조선에 비해 5배 이상의 부가가치가 있는 고부가 선박이다. 그동안 유럽계 4대 조선소에서 크루주선을 독점적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세계 조선 수주 1위를 자랑하는 국내 조선업체는 관련 기술 및 기자재 수준 미달로 그동안 크루즈선 분야에 진출하지 못했다. 일본 미쓰비시중공업도 12년전 크루즈선 시장에 진출했다가 대규모 적자를 본 뒤 사업을 접었으며 최근 2척 건조에 새로이 나섰다가 선실 화재로 납기를 맞추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이와 관련,"2만8천t급 카페리여객선 3척 건조를 통해 선주사로부터 품질과 기술에 대한 우수성을 인정받았고 최근 3만8천t급 카페리여객선 4척을 수주받아 호화여객선 관련 기술을 익히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오는 2006년이나 2007년까지 기술이나 품질,원가경쟁력에서 세계 최고수준에 달하는 초일류기업으로 자리잡을 방침"이라며 도크 회전율을 높이고 건조기간을 줄이는 등 생산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원화 강세와 후판가격 상승 등 국내 조선업계의 어려움에 대해 김 사장은 "신규 수주시에는 이같은 요인들을 선가에 반영할 계획이며 생산시스템 개선 등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속적인 구조조정으로 그룹 내 계열사 중 삼성중공업의 위상도 좋아지고 있다며 올해 4백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뽑는 등 우수인력도 많이 확보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