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y 코스닥 … 기관들 언제까지…

코스닥시장에서 기관투자가의 영향력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달 기관들은 개인과 외국인의 매도세를 막아내며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8월 이후 거래소시장에 비해 저평가된 코스닥 기업에 '러브콜'을 보내며 매수 규모를 늘리며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매수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황에서 기관들의 적극적인 '사자'는 해당 종목의 주가 강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시장 버팀목된 기관 1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올 들어 최대인 1천2백76억원어치를 코스닥에서 순매수했다. 기관별로는 투신권(5백17억원),연기금(2백81억원),증권사(2백6억원) 등의 순이다. 기관들의 대규모 '사자'에 힘입어 지난달 코스닥지수는 4.59% 상승했다. 기관들의 매수 타깃이 된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이에 비해 개인투자자들은 8월 이후 4개월 연속 순매도했다. 외국인들도 지난달부터 '팔자' 우위로 돌아섰다. 지난달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4백54억원에 달했다. 기관의 순매수는 단기 수익성이나 성장성을 갖춘 업종 대표주에 집중됐다. 아시아나항공 에스에프에이 NHN 에이스디지텍 LG홈쇼핑 엔터기술 아모텍 LG마이크론 등은 순매수 규모가 컸다. 아시아나항공 에스에프에이 에이스디지텍 엔터기술 아모텍 등은 기관이 사고 외국인이 파는 전형적인 '손바뀜' 종목들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기관은 지난달 22일(거래일수) 중 2일을 빼곤 매수 우위였지만 외국인은 줄곧 '팔자'였다. 에스에프에이도 외국인 지분율은 3.5%(32만주)가량 낮아졌으나 기관 보유 지분은 14.1%(1백29만주)로 높아졌다. ◆'사자' 당분간 유지된다 전문가들은 기관들이 코스닥시장 내 매수 우위를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부 기관이 거래소 IT(정보기술)주에서 입은 손실을 코스닥 투자를 통해 만회하려는 움직임이 강하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연말 수익률 관리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코스닥시장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코스닥 활성화 방안 등 정부의 지원책 발표를 앞두고 있어 기관들이 선취매에 나섰다는 주장도 나온다. 반면 외국인과 개인이 보수적 투자패턴을 보임에 따라 기관 매수세가 상대적으로 부각됐다는 시각도 있다. 코스닥 업체의 주가 반등폭이 큰 데다 내년 IT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자 외국인들이 차익 실현에 나섰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기관 매수 타깃이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업종 선발업체에 집중됐을 뿐 다른 종목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적다는 경계론도 적지 않다. LG투자증권 서정광 연구원은 "저금리 상황에서 수익률 제고가 당면 과제인 기관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된 코스닥 주요 종목에 선별 투자하는 모습"이라며 "매수 기반이 약해 기관의 '사자'가 주가 향방을 결정짓는 만큼 기관들의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