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스타株] 제약 : (애널리스트 진단) 재평가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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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국내 제약주 주가는 해외 제약주와 비교할 때 아직 저평가돼 있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으로 국내 제약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1배 정도에 불과해 독일(19.6배) 미국(18.6배) 일본(18.5배) 영국(17.3배) 등보다 낮다.
둘째 우리나라는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데 반해 의료비 비중은 선진국들 가운데 최하위권에 속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 가운데 5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16.2%에서 2000년 19.4%로 늘어난 데 이어 2010년에는 26.7%,2020년에는 34.9%,2030년에는 41.2%로 급증할 전망이다.
하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의료비 비중은 2001년 기준으로 5.9%에 불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국 평균치(8.5%)를 한참 밑돌고 있다.
향후 우리나라의 의료비 지출이 늘어날 여지가 많다는 얘기다.
셋째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혈압 당뇨 등 만성 성인 질환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란 점도 제약주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넷째 위험요인은 감소하는 데 반해 기회요인은 확대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재정수지가 작년을 기점으로 흑자전환하면서 그동안 약값 인상을 억눌러왔던 정부 정책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간 증시에선 정부의 약값 억제정책이 제약주의 주가 상승에 '걸림돌'로 여겨져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정책 변화는 상당한 호재가 될 수 있다.
또 외국계 제약업체가 보유한 신약의 특허기간이 끝나면서 모방의약품(제네릭의약품) 개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원화강세로 원재료 수입가격이 낮아지는 등 영업환경이 개선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국내 제약업체들이 잇따라 신약을 내놓거나 선보일 예정이라는 점이다.
LG생명과학이 지난 9월 항생제인 팩티브를 미국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데 이어 12월에는 부광약품이 B형간염 치료제인 클레부딘에 대해 국내에서 신약 승인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동아제약과 유한양행도 각각 발기부전치료제와 위궤양치료제에 대해 내년 3∼4월께 최종 임상실험을 마치고 하반기 이후 상용화에 들어갈 계획이다.
제약주 주가가 최근 급등하기는 했지만 이 같은 요인들을 고려할 때 주가가 제 자리를 찾아가는 '재평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