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한국 투자 꺼리는 이유] 거주·교육환경 경쟁국 보다 뒤떨어져

한국의 외국인 거주 및 교육환경이 경쟁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서는 주거 교육 의료서비스 등 전반적인 생활환경 조건을 서둘러 개선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일 KOTRA의 외국인 투자유치 전담조직인 인베스트 코리아(Invest KOREA)에 따르면 한국의 생활환경이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 경쟁국에 비해 크게 뒤쳐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KOTRA가 발표한 '외국 사례로 본 투자환경 개선방안'의 내용을 요약한다.

◆교육=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지불하는 연간 교육비는 1만7천여달러로 싱가포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홍콩보다 50% 가량,대만보다는 20% 이상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비 수준이 비슷한 싱가포르의 경우 정부에서 외국인학교 설립 제한을 없애고 학교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우수 학교를 유치하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 교육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은 현재 43개의 외국인학교가 있지만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데다 학비까지 비싸 자녀를 둔 외국인 투자가들이 한국 근무를 꺼리고 있다고 KOTRA는 지적했다.
◆주거환경=경쟁국 중 한국에만 월세 전액선불 관행이 있어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월 주택 임차료도 3천3백달러로 싱가포르(4천달러)와 일본(8천달러)에 비해서는 낮지만 대만(2천50달러)이나 중국(1천6백달러)보다는 크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용 표준임대차 계약서나 믿을만한 부동산 중개업소가 부족한 것도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의료=영어소통이 가능한 진료센터 부족과 의료보험의 차등적용에 따른 높은 의료비 부담이 불만사항으로 지적됐다.


홍콩이나 싱가포르에서는 전혀 언어에 대한 불편함이 없으며 의료수준 역시 높아 외국인들이 이들 국가를 선호했다.


한국은 사보험이 허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많은 의료기관에서 외국인의 국민건강보험을 받지 않아 의료비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KOTRA는 외국인 진료병원을 확대하고 사보험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교통=홍콩과 싱가포르가 도로표지판,버스 노선도,대중교통 안내방송 등을 영어로 하고 있어 외국인들의 불편함이 거의 없는 반면 한국은 최근에 도로표지판 등을 영어로 표기하는 작업이 시작돼 외국인들이 운전을 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불편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