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메리트에 통신 감좋다

통신주가 고배당주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통신주는 그간 이동통신시장의 포화상태로 성장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주가도 맥을 못췄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주요 통신업체들이 잇따라 고배당 정책을 발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배당이 저금리 시대의 대안으로 인식되면서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여기다 두루넷 인수전 등이 가시화되면서 구조조정을 통한 수익성 향상 기대감도 높아진 상태다. ◆고배당주로 변신 2일 증시에서 통신업종주가는 2.27% 급등,종합주가지수 상승률(0.83%)을 크게 웃돌았다. 업종별로도 요즘 제일 잘 나가는 철강주 다음으로 많이 올랐다. KTF가 6.03% 급등했고,KT SK텔레콤 등도 1∼2% 이상씩 올랐다. 전문가들은 고배당 메리트를 첫번째 이유로 꼽았다. 실제 KTF는 전날 기업설명회를 통해 올 순이익의 40%,내년 순이익의 50%를 각각 주주에게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KTF가 주주 몫을 전액 현금배당할 경우 배당금은 올해 5백원에서 내년에는 1천4백56원으로 증가,배당수익률이 2.2%에서 6.5%로 껑충 뛸 것이라는 게 동원증권의 분석이다. KT와 SK텔레콤도 세계 '톱 클래스' 수준의 배당 수익이 예상된다. 동원증권에 따르면 KT의 올 예상 배당수익률은 7.1%로 전 세계 주요 유무선 통신업체 중 최고다. SK텔레콤도 5.3%의 배당수익이 예상돼 영국계 보다폰 등과 나란히 배당주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양종인 동원증권 연구원은 "국내 통신주의 내년 주가수익비율(PER)은 8∼9배로,해외 유무선통신업체 평균치인 13배에 훨씬 못미친다"며 "고배당 매력이 부각되면 해외 통신업체와의 격차 줄이기가 본격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조조정 기대감 업계의 구조조정이 임박한 점도 긍정적 변수다. 매물로 나와 있는 두루넷 인수를 둘러싸고 현재 하나로통신과 데이콤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또 KT와 KTF의 합병 가능성이 수면 위로 부상했고 SK텔레콤의 하나로통신 인수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게다가 내년에는 휴대인터넷과 위성디지털방송 사업자 선정 등 굵직한 이슈가 예고돼 있다. 통신주의 새로운 수익원 찾기가 본격화된다는 것이다. 수급 측면에서도 현재 49%로 묶여 있는 외국인 지분 한도가 조만간 완화될 것이란 관측이 있다. 이승현 한누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신주의 경우 고배당 매력이 급증하는 가운데 내년에는 성장성 회복 및 수급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질 것"이라며 "오랜만에 증시의 주도주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통신업체의 특성상 성장을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이지만 지금과 같은 무한경쟁 속에서는 비용 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정승교 LG투자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이 일단락되기 전까지는 통신주는 경기방어적 성격 외에는 별다른 매력이 없다"고 신중론을 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