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웃속으로] (4) 지역 서민경제 버팀목

제1회 포항시민의 날인 지난 6월12일 밤9시. 영일만 밤하늘이 1만여발의 폭죽으로 뒤덮이면서 장관을 이뤘다. 포스코가 장기 경제불황에 찌들린 포항시민들에게 심기일전할 희망의 빛을 비춰준다는 취지에서 10억원을 들여 1시간동안 불꽃놀이를 연출한 것. 북부해수욕장 백사장 등 3곳에서는 레이저 음악을 곁들인 최첨단 빛의 향연이 펼쳐져 포항시민과 관광객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이날 '포스코 불빛 축제' 행사장 주변의 1백여개의 횟집, 숙박업소 주인들은 모처럼 몰려든 손님들로 비록 하루짜리지만 호황을 맛보았다. 정장식 포항시장은 "포스코가 국내 폭죽놀이사상 최대규모의 폭죽놀이를 해마다 선사하기로 약속함으로써 '포항시민의 날'이 지역잔치가 아닌 관광상품으로 격상되는 계기가 됐다"면서 "매년 10만명의 외지관광객들이 찾을 것으로 보여 횟집을 비롯한 지역서민경제를 살리는데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외환위기 이후 지방경기가 바닥을 헤매면서 포스코의 사회공헌은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최근 포스코가 포항본사의 임원전용 구내식당을 폐쇄하고 외식을 장려하는 것도 이같은 취지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극심한 경기부진에 견디다 못해 솥단지를 들고 시위를 벌여야 할 정도로 벼랑끝에 내몰린 지역 영세식당들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위한 것. 공장 견학기념품도 그동안 제철소의 이미지를 살린 철(鐵)로 만든 손톱깎이나 보온병을 제공해왔으나 지난달부터 멸치 미역 등 지역특산품으로 바꿨다. 새 기념품도 서민경제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도록하기 위해 전량 인근 재래시장인 죽도시장에서 사들인다. 이와 함께 지역의 청년 실업을 덜어주기 위해 하반기에 예정됐던 공장신축과 신규인력 채용을 상반기에 앞당겨 집행했었다. 최근 출범한 '멘토링'제도도 지역사회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전직원이 불우청소년들과 1 대 1로 결연을 맺고 수시로 만나 취업이나 진학문제를 비롯한 고충상담 등을 해주는 것.불황기에 생활이 힘들어지면서 빗나가기 쉬운 저소득층 청소년들을 선도하기 위한 구체적인 '이웃사랑'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시민단체들이 견학을 올 정도로 성공적인 사회활동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지역경제살리기외에도 포스코가 각종 사회복지활동에 기부한 돈이 지난 90년부터 작년까지 14년간 1조7천억원에 이른다. 매년 경상이익의 4% 안팎을 사회에 환원한 것. 포스코는 임직원은 물론 가족들까지 사회봉사활동에 나서 매년 연인원 18만명이 각종 자원봉사활동에 참가해오고 있다. 사내 봉사단체만 2백39개.2만여명의 직원들이 한해 평균 6회이상 봉사활동 현장에서 불우 이웃들과 훈훈한 정을 나눈다. 포스코는 봉사활동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하기위해 '포스코 봉사단'(단장·강창오 사장)을 출범시켰다. 봉사단은 자원봉사를 많이 하면 포상을 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직원들의 봉사의욕을 북돋우고 있다. 지난 10월부턴 개인별 봉사활동 시간을 누적 관리해 포상하는 '자원봉사 마일리지 제도'도 도입했다. 사내 봉사활동 단체에 대해서는 회원들의 봉사활동 시간을 합산해 분기 당 1시간에 1천원씩 총 50만원 한도의 활동비도 지급하고 있다. 자원봉사 마일리지가 적용되는 활동은 금품 지원은 안되고 직접 현장에서 이웃과 함께 하는 봉사활동에 국한된다. 포스코는 봉사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매월 셋째주를 '나눔의 토요일'로 정해놓고 직원들이 안심하고 봉사활동에 열성을 다하도록 하기위해 '자원봉사 상해보험'까지 들어주고 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