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블로그

요즘 새로운 매체로 각광받고 있는 블로그(blog)가 널리 알려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아마도 이라크 전쟁이었던 것 같다. '라에드는 어디에(Where is Raed)'라는 블로그사이트에 살람 팍스라는 필명의 블로거가 바그다드의 생생한 기록을 올리면서 네티즌의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언론들 역시 이 사이트를 집중 조명했기 때문이었다. 블로그의 위력은 이미 시애틀 지진이나 9·11테러 당시에도 확인됐었다. 블로그에 '1인 미디어''뉴스 게릴라'라는 별명이 따라 붙는 건 바로 이런 사건들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블로그는 미디어의 성격 외에도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 또는 자기 표현을 담는 공간으로 활용되곤 한다.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안부를 전할 때나,사회현상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할 때 그리고 나만이 알고 있는 정보를 다른 사람들과 나눌 경우에도 블로그는 아주 유용한 도구가 되고 있는 것이다. 블로그는 또한 '개인 일지'의 성격도 짙다. 블로그를 이용하는 블로거들이 인터넷상에서 기자나 작가로 활동하는 예도 흔하다. 웹(Web)과 일지(log)의 합성어인 '블로그'라는 용어를 누가 언제부터 사용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일반적으로 1999년 카메론 바렛이 쓴 에세이 '웹로그의 해부'라는 글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2001년 12월 블로그 사용자들의 모임인 '웹로그인코리아'가 발족되면서 네티즌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블로그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사전전문 출판사인 메리엄 웹스터가 자사 인터넷사이트에서 올해 가장 많이 검색된 단어 가운데 블로그가 1위를 차지했다고 밝힌 사실만 봐도 그렇다. 지난 대선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후보에 관한 의혹들이 블로그를 통해 해소되면서 영향력 있는 미디어로 발돋움한 것도 한 요인이었음은 물론이다. 블로그는 이제 취업이나 전자상거래의 개념을 도입한 블로그쇼핑몰 등으로 그 이용이 다양해지고 있다. 사용하기 편리한 데다 있는 그대로의 목소리를 전할 수 있는 블로그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갈지 궁금할 따름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