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고 싶다면...유대인처럼 .. '로스차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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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한복판의 중세 성벽 뒤.유대인들이 격리돼 살던 이 곳 게토에서 1744년 마이어 암셸이라는 아이가 태어났다.
집앞에 내건 '붉은 방패'(독일어로 로트칠트)의 영어식 발음 '로스차일드'를 성으로 쓰게 될 그가 세계 최대 금융왕국을 일구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그는 유대인에 대한 박해를 뚫고 신학교에서 '탈무드'를 공부한 뒤 오펜하임은행 견습생으로 들어갔다.
옛날돈 수집에 흥미를 느껴 화폐수집상이 됐고 프로이센 왕자 빌헬름과 직접 거래하며 환어음·주식·채권투자로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그는 다섯 아들에게 엄격한 교육을 시킨 뒤 프랑크푸르트 빈 런던 나폴리 파리로 보내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후 2백50여년간 이 가문은 전세계 은행 증권 다이아몬드 시장 등을 장악하며 이스라엘 건국의 초석을 다졌다.
최근 완역된 '로스차일드'(데릭 윌슨 지음,이희영·신상성 옮김,동서문화사)는 이들의 성공 비결이 무엇인지를 70여쪽의 희귀 사진과 함께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첫째는 결속력.마이어는 죽기 전 "화살 다발처럼 뭉치면 강하고 흩어지면 약해진다"며 '다섯 개의 화살'에게 서로 협력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둘째는 국경을 넘는 신속한 정보력.워털루 전투에서 영국군의 승리를 정부보다 먼저 파악하고 런던 주식시장에서 엄청난 투자수익을 올렸다.
셋째는 뛰어난 정보분석력.유럽 전역에 전용 정보망을 갖추고 격변하는 국제정치의 향방을 예측하며 투자했기에 실패가 없었다.
여기에 반(反)유대주의를 '부드러운 교섭'으로 극복하는 지혜까지 겸비했다.
'돈만 밝힌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돈으로 나라까지 세운' 그들의 탈무드 정신과 독특한 경영전략은 글로벌 경쟁시대의 '창'이자 '방패'이다.
8백쪽,1만8천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