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情에 반하고...와인香에 취하고...'프랑스 보르도 와인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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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독과 생테밀리옹 등 유명 와인 산지인 프랑스 보르도 지방은 물의 도시다.
프랑스 남서쪽 내륙 피레네산맥에서 시작되는 가론 강과 도르도뉴강의 강줄기는 하나로 합쳐지는 지롱드강 하류의 도시 보르도의 골격을 형성한 뒤 대서양으로 빠져 나가 수평선을 만들어 낸다.
보르도는 이처럼 바다와 강을 끼고 있는 덕에 옛부터 항구도시로 이름을 날렸고 자연스레 보르도산 와인도 쉽게 해외로 뻗어 나갈 수 있었다.
아쿠아(aqua)와 유사한 '아키텐'이라는 주(州)이름이나 물의 가장자리를 뜻하는 '보르 드 로'(bord de l"eau)란 말에서 유래됐다는 '보르도'는 과연 그냥 나온 이름이 아니었다.
보르도 와인의 최대 특징이 하나가 아닌 여러 품종의 포도를 다양한 비율로 혼합해 만드는 '블렌딩 와인'이라는 점도 어디에나 잘 섞이는 물의 특성을 닮지 않았는가.
위대한 문호들을 낳게 한 사색적인 분위기도 물과 맞아 떨어지는 법.
이른바 '스리 엠'으로 불리는 몽테뉴와 몽테스키외 그리고 195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모리악 등이 이 지역에서 배출된 것도 우연이 아니다.
하지만 물의 역할은 여기까지다.
와인의 원료인 포도는 성장 과정에서 많은 물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보르도 내 유명한 샤토(포도원)들은 대부분 강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
적당한 비로 말라 죽지 않을 만큼의 수분만 함유한 척박한 토양이 포도 성장에 제격이기 때문.
보르도 시내에서 북서쪽으로 나가면 접할 수 있는 메독 지역은 자갈 성분의 토양으로 형성돼 있어 축축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메독(Medoc)이라?와인 브랜드 자체로 유명한 이 곳은 레드 와인의 본산지이며 보르도 내 최대 와인 산지로 대부분 광활한 평원지대다.
1등급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 샤토 무통로칠드 앞에서는 일단 차를 세울 필요가 있다.
총면적 48만여평 규모의 기업형 샤토답게 포도와 포도주에 관해 없는 게 없기 때문이다.
와인 숙성을 위한 오크통으로 가득차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지하창고보다 입을 딱 벌어지게 만드는 것은 1859년산을 비롯해 보르도 1등급 '그랑크루' 와인 10여만병을 쟁여 놓은 필립로칠드의 개인 저장고.한국인이 만든 도자기 등 와인 관련 골동품 4백여점이 전시돼 있는 와인박물관도 볼거리다.
무통로칠드에서 남동쪽으로 조금 내려 가다보면 나타나는 샤토 루덴도 필수 경유지.
건물이 연분홍색이라 '핑크 샤토'로 불리는 이 곳의 아름다운 풍광과 벽난로를 배경으로 연한 양고기에 촉촉한 레드 와인을 곁들인다면 제 아무리 목석이라도 낭만에 휩싸이게 마련.
메독 지역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이웃 생테밀리옹 지역을 빼놓으면 안된다.
평원지대인 메독이 반듯한 직선이라면 낮은 언덕이 많은 생테밀리옹 지역은 부드러운 곡선에 비유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곳 와인은 거칠고 진한 메독 와인에 비해 탄닌 성분이 적어 부드럽고 우아한 편이다.
사람들 역시 메독 출신보다 다정다감한 편이라고 한다.
생테밀리옹 지역에서는 동행자 모두 약속이나 한듯 곳곳에서 '차를 세우자'며 아우성이다.
구릉으로 형성돼 곡선을 이룬 이국적인 대지 라인과 아기자기한 샤토 건물들을 사진에 담고 싶은 충동을 잠재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지역 전체가 지난 89년 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도 당연한 이치다.
특히 생테밀리옹지역 최고급 와인인 '프리미어 그랑크루 A등급'을 생산하는 샤토 오존과 샤토 슈발블랑은 흔들림을 감수하고 차 안에서 스냅사진이라도 찍어야 직성이 풀리는 곳.
11세기에 거대한 바위를 파서 만들었다는 중심가의 모놀리트 성당 앞에서도 잠깐이라도 멈춰야 정상이다.
이외에 다양한 화이트와인을 맛볼 수 있는 남부 보르도의 그라브지역과 샴페인의 본고장인 보르도 북쪽 샹파뉴지방 등도 욕심내 가볼 만한 곳들이다.
보르도=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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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수첩 ]
프랑스 남서부에 위치한 보르도 지방은 크게 메독,생테밀리옹,소테른,바르삭,그라브 지역 등으로 나뉜다.
연간 와인 생산량 7억병 중 82%는 레드와인이며 17%는 화이트와인,나머지 1%가량은 둘의 중간상태인 로제 와인이다.
프랑스 총 와인 생산량에서 보르도가 차지하는 비율은 10% 정도이지만 상급와인을 뜻하는 원산지 통제등급(AOC)만 놓고 보면 26%가 이 곳에서 생산된다.
인구는 21만명.
한국보다 8시간 늦다.
파리에서 비행기로 1시간10분,테제베로는 3시간가량 소요된다.
휘데스 트래블(02-755-5470),투어익스프레스(02-2022-6410)등 8개 여행사가 '5박6일 프랑스 와인투어'를 안내한다.
1인당 4인이상 3백49만원,6인이상 2백99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