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경제관 논란일듯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경제' '기업활동 자율화와 규제완화'를 주로 강조해온 노무현 대통령이 6일 파리 동포간담회에서는 상당히 다른 뉘앙스의 경제관을 드러내 주목된다. 무엇보다 한국 경제가 너무 미국식에 영향받고 있다며 이에 대한 우려감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영국 폴란드를 거쳐 프랑스를 방문하면서 유럽식 사회민주주의 경제체제에 대한 강한 호감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노 대통령은 "유럽의 좋은 제도나 사고도 많이 받아들여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는 사회를 바란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점차 사회보장을 확대해 나가고 사회안전망을 치밀하게 준비해 낙오하는 사람은 정부가 확실하게,국민을 대신해 책임져나가는 정책도 더욱더 확충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유럽이 지금까지 가꿔온 여러가지 중요한 가치들에 대해 이번에 다니면서 더 공부하고 싶다. 경쟁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이긴 사람이 다 차지하는 사회로 한국이 가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성장 못지 않게 분배 쪽에도 정책의 역점을 두겠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향후 복지·경제정책 등의 방향과 실행방안을 놓고 기업과 경제학계,정치권 등에서 적지 않은 논란과 파장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은 한국 경제에 대해 "경제 걱정을 많이 하지만 성공할 수 있고,잘 갈 수밖에 없다"며 낙관론을 재차 밝혔다. 낙관론의 근거로 △기업과 국민 모두가 지금 열심히 뛰며 혁신 중이고 △진보의 속도는 세계 최고의 속도를 유지해나갈 것이며 △연줄이나 반칙으로 성공하는 시장이 아니라 창의와 노력 실력으로 경쟁해 성공하는 시장으로 가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정부가 금융을 지배하지 않고 △대외지향적인 통상국가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노 대통령은 유럽식 경제모델에 이어 유럽연합(EU)식 통합방식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 프랑스 혁명에 대해 "인류가 발명한 역사 중 가장 훌륭했던 게 혁명이라고 생각한다"며 극찬했다. 프랑스 혁명사에 대해 노 대통령은 "그 많은 것 중에서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고 복종하고 수탈하는 관계가 가장 큰 문제였다"며 "지배와 복종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분제 사회에서 적어도 명분으로라도 3계급이 자유와 평등 박애를 내세워 성공한 혁명이며,2백년이 지난 지금까지 혁명 이상을 다 성취하지는 못했지만 인류 역사상 가장 빛나는 업적"이라고 말했다. 한국 사회의 주류 교체론도 다시 설명했다. 파리=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