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니스 대상] 中企 IT화 지원 '양보단 질'

90년대 말 e비즈니스가 화두로 부상하면서 정부는 중소기업 정보화를 지원하기 위해 각종 방안을 내놓았다. 대표적인 정책 중 하나가 2001년부터 4년째 계속되고 있는 산업자원부의 '중소기업 정보화(IT화) 지원'이다. 이 사업의 목적은 대기업에 비해 정보화 마인드나 자금력이 뒤지는 중소기업의 정보화를 유도해 산업 전반에 e비즈니스 인프라를 보급하자는 것이다. 중소기업들로 하여금 '디지털 경쟁력'을 갖추게 해 미래의 글로벌 e비즈니스 환경에서도 '강한 기업'이 되도록 뒷받침한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그동안 3만2천여개의 중소기업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기초적인 정보 소프트웨어,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 구축,생산공정 정보화 등을 지원받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금까지 총 1천4백억여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워낙 규모가 크다 보니 일부 솔루션 업체들이 가격을 불문하고 저가에 수주하는 등 부작용도 발생하지만 성과도 꽤 있었다. 수혜 기업들의 평가도 좋은 편이다. 올해 초 산업연구원의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중기 IT화 사업의 핵심인 ERP시스템을 도입한 기업 중 75.8%가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로 인해 월말결산처리 시간과 납기단축 면에서 각각 48%와 25%의 효율 개선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또 지난 5월에 나온 중소기업진흥공단의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보다 올들어 기업들의 ERP 활용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는 ERP 도입 기업 중 '업무에 잘 활용한다'고 답한 업체의 비중이 75.8%였는데 올해는 78.9%로 3.1% 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정부의 중기 IT화 사업은 질적인 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 기업당 지원한도(3천만원)가 낮고,개별 기업의 IT 인프라를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기업간 정보화 사업에 대한 지원이 미흡했다는 점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달라진다. 중기 IT화 사업의 초점이 개별 중소기업의 IT화에서 기업간 정보화로 옮겨가게 된다. 따라서 ERP 외에 제품 생산을 위한 모든 과정을 전산화해 부품조달에서 생산계획,납품,재고관리 등을 처리할 수 있는 공급망관리(SCM)등 협업적 IT화 사업의 비중이 커진다. 기업당 지원한도 역시 3천5백만원으로 소폭(5백만원)이나마 상향 조정된다. 정보통신부의 '소기업 네트워크 사업'도 내년부터 수요자의 요구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한마디로 정부의 중소기업 정보화 사업은 양적 확대를 지양하고 질적 만족도를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