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일자) 확대재정정책 과감히 실시해야

한국은행이 어제 내년도 경제전망을 내놓았다. 성장률이 올해 4.7%보다 낮은 4.0%로 떨어지고,실업률이 상반기에 3.7% 치솟는 등 '저성장 고실업'이 예상된다는 내용이다. 박승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고용없는 성장'에 대해 특별히 우려한 점에서도 볼수 있듯 지금 이 상태로 가면 서민생활이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수 없다. 공교롭게도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콜금리를 동결했다. 지금 상황에서 금리를 더 내리는 것이 경기부양의 효과보다는 오히려 부작용이 클수도 있다는 설명에도 나름대로 이유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은 스스로 전망한 것처럼 우리 경제가 그 정도로 심각하다면 금리인하의 당위성 또한 적지 않다고 볼수 있다. 한은뿐 아니라 다른 기관들의 발표를 봐도 우리 경제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나타난다. 특히 통계청과 전경련 발표를 보면 우리나라 소비자나 기업들이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완전히 상실하고 총체적인 무력감에 빠진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감출수 없다. 통계청의 11월 소비자전망 조사를 보면 6개월 후의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 기대지수가 86.6으로 외환위기때보다 더 악화되었다. 매출 6백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전경련의 기업체감경기 조사에서도 경기실사지수(BSI)가 78.7로 나타나는 등 대부분 기업들이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훨씬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경제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겠지만 한은은 추가 금리인하 여부를 적극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정부 또한 과감한 조세감면과 재정 확대정책 등을 통한 실질적인 소비진작책을 마련하고, 동시에 기업들의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각종 규제완화를 실시하는 등 구체적이고 실효성있는 정책을 하루빨리 내놓아야 한다. 특히 기업들의 고용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야말로 안정적인 소득기반을 만들어줘 사회전반의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해소시켜 주는 지름길이라는 점에서 고용을 늘릴수 있는 기업들의 투자를 막는 규제 철폐가 시급하다고 하겠다. 내년 세계 경제는 긴축정책을 구사하는 중국의 성장률이 8%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경기가 반짝 회복기미를 보였던 미국과 일본 경제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만에 하나 우리 정부가 대책마련에 실기한다면 앞으로 경기를 회복시키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