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 백기사 나섰다

삼성전자가 소버린자산운용으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는 SK㈜의 백기사로 나섰다. SK㈜는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가 우군으로 나섬에 따라 유리한 위치에서 내년 주주총회를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10일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최근 조성한 사모펀드에서 이날 40만주를 포함,모두 1백80만주(지분율 1.39%)의 SK㈜ 주식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삼성이 이 같은 지분을 확보하는 데 투입한 자금은 사모펀드 가입액 2천5백억원의 46.9%인 1천1백74억원이다. 회사측은 주식 취득 목적을 여유자금 운용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재계는 삼성이 외국 투기자본에 맞서 SK㈜의 경영권 방어를 직접 지원하려는 취지라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단말기 및 통신장비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SK텔레콤의 모회사인 SK㈜의 경영권 안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주식을 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사모펀드에 남아 있는 자금 1천3백26억원으로도 SK㈜ 지분을 추가로 매입,총 2.9%의 SK㈜ 지분을 확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K㈜에 대한 SK그룹의 지분은 17.4%이며 우호지분을 합치면 23% 수준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SK㈜ 지분 매입을 계기로 재계 전반에 '지분 맞보유'를 통한 경영권 방어 공조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