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캠퍼스 특강] 박세준 한국암웨이 대표이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강의

"고객관계관리(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net)는 큰 비용을 투입하는데 반해 결과는 천천히 나타나기 때문에 CEO로서 위험이 크다.그러나 경험상 위험부담을 지는 편이 훨씬 나았다" 한국암웨이 박세준 대표이사는 지난 1일 서울종합과학대학원에서 열린 "한국암웨이의 CRM정책과 사례연구"라는 특강에서 CRM의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다단계 판매 시장의 선두주자인 한국암웨이는 70억여원을 투자,지난해부터 CRM을 본격 가동하고 있다. 일부에선 CRM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지만 한국암웨이는 경영무게를 제품생산에서 고객 중심으로 바꾸고 장기적 관점에서 CRM 시스템을 개선,매출을 높이고 있다. 다음은 강의 요약. ◆CRM으로 불황을 이긴다=기업의 CEO는 자신의 관점에서 경영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소비자가 중심이 되는 시대인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 경영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CRM은 반드시 필요하며 CRM의 컨셉트도 계속 달라져야 한다. 고객에 대한 철학은 '고객은 모두 같다'고 생각하던 데서 '고객에 기쁨을 줘야 충성도가 높아진다'로 바뀌었고 지금은 '고객에게 얼마만큼 가치를 제공하는가에 따라 얻는 것이 다르다'로 또다시 진화했다. CRM을 하려면 고객 데이터베이스와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통합·활용하는 데 큰 비용이 든다. 한국암웨이는 2001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할 때 CRM 구축에 70여억원을 투자했다. 만약 지금 같은 불황이라면 투자가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만족한다. 지금은 불황 극복에 CRM을 활용하고 있다. 회원이 로그인하면 어떤 회원이 들어왔는지,그가 지난번에 무엇을 샀는지,그 물건이 다 떨어질 때가 됐는지 등을 파악해 적절히 대응한다. 또 크리스마스 등 프로모션 캠페인도 하기에 쉽다. CRM에 의한 매출 효과는 2001년 전체 매출의 1.9%였으나 올해 5.4%로 높아졌으며 계속 늘어날 것이다. ◆기업과 고객간 관심 차를 메운다=한국암웨이는 전산,콜센터 등 각 채널을 통합했다. 고객 한 사람,한 사람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고객과의 관계도가 높아졌고 회사 이미지도 좋아지고 있다. 한국암웨이 CRM의 핵심은 '라이프사이클 매니지먼트'다. 신규회원이 들어오면 시간 경과에 따라 그들의 행동패턴을 △비즈니스 타입 △소비자 타입 △비활동 회원으로 나눠 다르게 접근한다. 제품 카탈로그나 이메일도 다르게 제공한다. 예전에는 하나의 이메일,하나의 잡지를 전 고객에게 보냈다. 그렇게 했을 때는 고객이 실제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CRM을 도입한 후 고객들의 반응을 비교적 자세히 파악하게 됐다. 파악된 고객 정보는 곧바로 개별 고객에 맞는 '맞춤서비스'로 바뀐다. CRM 구축 후 회원 활동은 구축 이전보다 7% 많아졌고 회원 그룹당 3만원의 추가매출이 발생했다. 가입유지 기간도 5% 이상 길어졌다. 또 과학적 고객 데이터를 통해 예측 가능한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됐다. 대부분 기업은 고객의 구매활동 전과 후에 높은 관심을 갖지만 고객의 구매활동 중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 고객은 구매 중에 관심이 높다. 이 관심도 차이를 메워주는 것이 CRM의 역할이다. ◆외부 도전에 대처=한국암웨이는 외부 도전에도 적극 대처하고 있다. 올해 다단계 시장 규모는 4조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5조원을 넘었으나 경기침체와 다단계 회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주춤하고 있다. 한국암웨이의 매출도 △2001년 1조원 △2002년 1조2천억원 △2003년 9천7백50억원 △2004년 8천9백억원(전망)으로 줄고 있다. 대부분의 부정적 인식은 △미국회사다 △수입만 한다 △비밀스럽게 영업한다 △구식 다단계 판매방식을 통해 회원을 착취한다 등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대한펄프 등 60여개 국내 기업에서 3백여종의 제품을 공급받아 '원포원' 브랜드로 판다. 또 이들 상품을 해외에도 팔아 2002년 천만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광고를 시작하면서 대언론 관계도 호전됐고 소비자도 믿을 만한 회사로 인정하는 계기가 됐다. 또 다단계판매 리더에서 LG,제일제당 등과 경쟁하는 소비재 생산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심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 [ 박세준 사장은 ] 박세준 사장은 경북대 교육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뒤 주로 외국계 금융회사에서 일했다. 96년 암웨이로 옮겨 2002년 CEO에 올랐다. 철저한 품질관리와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한 경영과 함께 CRM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암웨이는 2003년 CRM 전문 경영컨설팅 회사인 '페퍼스 앤 로저스'로부터 이스트만 코닥,휴렛팩커드 등과 함께 아·태지역 우수 CRM 업체로 선정됐다. 같은 해 한국신용평가정보가 매출액·당기순이익·총자산 기준으로 선정한 외국계 1백대 기업 중 종합 7위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