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직접 찍은 사진으로 만든 캘린더 지인들에게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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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잠시 잊었던 삶의 소중한 순간과 기억을 되살려주는 신비한 힘이 있습니다. 또한 놓칠뻔한 매력도 포착하게 됩니다. 제 마음을 담은 이 달력으로 도와주시고 격려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추억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2005년에도 하루 하루가 한 장의 사진처럼 큰 기쁨으로 채워지기를 기원드리며 새해 건강하십시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세계 각지에 출장다니면서 틈틈이 찍은 사진으로 만든 2005년도 달력을 지난 주부터 지인들에게 선물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이 네번째인 새해 달력엔 일본(니가타) 한국(마이산) 러시아(상트페테르부르크) 몽골(울란바토르) 미국(뉴욕) 등 출장지에서 찍은 풍경사진 12점이 담겨 있다. 조 회장은 올해엔 달력 1천부를 제작,외국기업 최고경영자(CEO),주한 외교사절 등 지인들에게 보낼 예정이다. 연하장을 대신할 신년 인사도 달력 한켠에 담았다.
'재계의 사진 마니아'로 불리는 조 회장이 작품사진에 취미를 붙이기 시작한 때는 중학교 시절. 역시 사진찍기를 즐겼던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으로부터 카메라를 선물받으면서 부터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 회장은 늘 카메라를 가지고 여행다녔던 선대 회장을 따라 다니면서 작품 사진에 눈을 떴다"며 "요즘도 출장길을 나설 때면 카메라와 캠코더를 챙겨가 찍은 사진을 노트북에 저장해 온다"고 귀띔했다.
조 회장은 사진에 매료된 이유에 대해 "원하는 모습을 내 의지대로 잘 표현해 간직할 수 있고 거짓말을 하지 않고 넓은 세상을 조그만 렌즈에 담아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가 요즘 관심을 두고 있는 소재는 '새'. 동작 하나하나가 역동적이고 인류의 나는 꿈을 실현한 비행기와도 관련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새는 제대로 촬영하기가 매우 어려운 피사체라는 점도 조 회장의 도전의식을 자극했을 것이란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