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경제수준 10년뒤 홍콩 추월"

중국 상하이의 경제수준이 10년 후 홍콩을 따라잡을 것으로 조사됐다. 상하이는 이미 기술제품생산 능력,대학연구 실력 등의 분야에서 홍콩을 추월했거나 맹추격하는 등 중국 최고의 경제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다국적기업이 아시아영업 본부를 홍콩에서 상하이로 이전하는 등 두 도시 간 경제력 이동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상하이와 홍콩의 경쟁력 비교=13일 홍콩중문대학의 돤차오(段樵) 교수가 상하이와 홍콩의 1백87개 다국적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홍콩·상하이 경쟁력보고'에 따르면 상하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액은 10년 후 홍콩을 추월할 전망이다. 조사 항목 중 정부의 경제정책,과학기술 제품,소비제품 생산 등의 분야에서 상하이가 이미 홍콩을 추월했으며 대학연구 과학기술 노사관계 등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글로벌 비즈니스,외자유치 환경 등의 분야에서는 홍콩이 여전히 상하이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그러나 현 상황에서 상하이가 홍콩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금융 교역 물류 등의 분야에서 홍콩은 여전히 절대 우위를 지키고 있다"며 "홍콩 경제가 글로벌 체제에 맞추어 형성된 데 반해 상하이는 대륙지향형의 경제시스템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현재 상하이의 1인당 GDP는 5천6백42달러로,홍콩(2만3천3백달러)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전체 GDP 규모에서도 상하이(7백76억달러)는 홍콩(1천5백86억달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상하이로의 경제력 이동=상하이의 경제위상이 높아지면서 다국적기업 및 홍콩 주민들이 상하이로 이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 맥도날드는 최근 아시아·태평양지역 총본부를 홍콩에서 상하이로 이전키로 했다. 이에 앞서 미국의 다우케미컬,호주의 부동산업체 LJ후커,미국 UPS 등도 아시아 영업본부를 홍콩에서 상하이로 옮겼다. 상하이의 생활 여건 개선 및 임금 상승으로 상하이로 사업 거점을 옮기는 홍콩인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현재 대륙에서 활동하고 있는 홍콩인은 약 70만명으로,이 중 70% 이상이 상하이 지역에 몰려있다. 특히 홍콩 회계사의 약 10%에 달하는 2천여명이 상하이에서 활동하고 있다. 상하이의 회계사 연봉은 10여년 경력의 경우 약 30만위안(1위안=약 1백40원)으로 홍콩과 큰 차이가 없는 실정이다. 돤 교수는 "지난 수년동안 상하이 경제는 10% 안팎 성장한 데 반해 홍콩은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며 "서비스 분야에서 일하는 홍콩인의 상하이 이동현상은 두 도시의 경제위상 변화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