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인터넷 시제품 개발…차세대 통신시장 주도권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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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삼성전자 등이 13일 2.3㎓휴대인터넷(와이브로) 시제품 개발과 시연에 성공한 것은 한국이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에서 선진국과 경쟁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정보통신부가 'IT839전략'으로 추진중인 차세대 이동통신 기기개발과 와이브로 서비스 상용화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전문가들은 와이브로를 첨단 3.5세대 이동통신시스템으로 규정하고 이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국제표준을 주도하고 세계시장을 창출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HPi 프로젝트의 성공
이날 시연된 시제품 개발은 지난해 1월부터 추진된 'HPi(High-speed Portable Internet) 프로젝트'의 결실이다.
2005년 말까지 3백90억원이 투입되는 이 프로젝트에서 ETRI는 장비 개발을 맡았고 삼성전자와 통신사업자(SK텔레콤 KT KTF 하나로텔레콤)들은 연구비를 출연했다.
ETRI는 개발계획에 따라 이번에 전송속도 30Mbps급 시제품을 개발했다.
시제품은 △007가방 크기의 모뎀과 단말기 △기지국(AP) △외부망 연결장비인 라우터로 구성됐다.
ETRI는 국제전기전자엔지니어협회(IEEE)의 무선랜 규격 중 하나인 802.16e를 기반으로 시제품을 개발했다.
802.16e는 오는 2005년 3월 국제표준으로 제정될 예정이다.
802.16 계열의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인텔 등과 협력해 국제표준 문제도 원만히 해결된 셈이다.
◆시제품 어떻게 발전하나
ETRI는 80여명,삼성전자는 3백50여명의 개발인력을 투입해 시제품과 상용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TRI는 가방 크기의 모뎀을 2005년 말까지 신용카드(PCMCIA카드 형태) 정도로 소형화하고 전송속도를 50Mbps급으로 향상시킨 시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서비스 초기에는 노트북PC에 와이브로용 PCMCIA카드를 끼워 넣어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오는 2007년 이후에는 노트북과 휴대폰에 칩을 내장하는 형태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경제적 파급효과와 전망
정보통신부는 와이브로 기술개발 성공에 따라 2006년부터 2010년까지 6조원의 생산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통신사업자의 와이브로 망 구축 투자(약 3조원)와 와이브로 단말기 판매 등을 감안한 수치다.
와이브로 기반기술인 광대역 직교주파수분할다중(OFDM)기술이 4세대(4G) 이동통신 표준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4세대 이동통신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토대도 마련됐다.
정보통신부의 조동호 차세대 이동통신 프로젝트 매니저(PM)는 "우리나라가 OFDM 관련 핵심 지식재산권을 확보함에 따라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고도 제품을 생산하고 수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