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자참여 안하려면 보유채권 싸게 넘겨"..LG카드채권단 LG그룹에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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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카드 채권단은 LG그룹이 LG카드의 추가 자본확충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LG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LG카드 채권 1조1천7백50억원어치를 '캐시바이아웃(Cash buy-out:현금할인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산업은행 농협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 채권은행 부행장들은 13일 산업은행에서 회의를 갖고 "LG카드는 청산가치(8조8천7백억원)에 비해 계속기업가치(15조7천4백억원)가 매우 높지만 추가자본 확충이 이뤄지지 않으면 청산이 불가피하다"며 LG그룹이 증자에 동참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최용순 LG카드 경영지원단장은 "LG그룹이 출자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LG카드의 청산을 전제로 LG그룹이 보유한 LG카드채권 가치를 2천6백억원으로 계산하고 이를 LG카드가 되사들이는 방안을 검토키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는 "LG카드가 청산될 경우 LG그룹이 보유한 채권(총 1조1천7백50억원어치) 가운데 후순위채 5천억원어치의 가치는 제로(0)이며,나머지 6천7백50억원어치는 회수율 38.6%를 적용할 경우 2천6백억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채권은행들은 LG카드의 자본확충 시한인 오는 29일까지 LG그룹이 출자 또는 캐시바이아웃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금융제한 등 LG계열사들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한국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제5회 라운드테이블 토론회에서 전남대 경제학부 김영용 교수는 "LG카드는 LG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된 만큼 LG그룹의 추가 투자 여부는 전적으로 LG그룹의 결정 사항"이라면서 채권단이 LG그룹에 증자참여를 요구하는 것은 '반시장적 관치금융'이라고 주장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