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음양의 조화 ‥ 한미영 <한국여성발명협회장>

한해를 마감하면서 회원들과 워크숍을 다녀왔다. 나이에 상관없이 어디론가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즐거운 일인 것 같다. 지난밤 잠을 설쳤다는 회원도 있었고,아이들이 걱정되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너무 좋다는 회원도 있었다. 모두 즐겁고 들뜬 마음으로 서울을 떠났다. 색깔을 바꿔버린 산과 들을 바라보며 겨울이 왔음을 새삼 느꼈다. 일행 중 70세가 넘으신 분들도 계셨는데 그분들이 더 즐거워하시는 것 같았다. 그 중 어느 한 분이 '하루 하루가 너무 아까워서 잠을 잘 수가 없을 정도'라고 말하는데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워크숍을 끝낸 저녁 여흥 시간을 가졌다. 그때 나이 지긋하신 분이 다음 행사에 대해 긴급발언을 요청했다. "모든 것에는 음양이 있습니다. 여성들만의 모임인 협회지만 정식 회의가 아니라면 한쪽만 있는 것보다 상대쪽도 적당히 섞여있는 것이 훨씬 부드럽고 진행도 잘됩니다. 그러니 앞으로 남녀가 함께 참여하도록 합시다." 모두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음양의 조화…. 역시 맞는 말씀같다. 이 세상 모두가 남자라면,또는 이 세상 모두가 여자라면 얼마나 삭막하고 치열하며 멋 없는 세상이 될까? 상대가 있으면 더욱 돋보이고 필요를 느끼며 상생하는 것이 아닐까? 모든 것에는 음양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남과 여,밤과 낮,여름과 겨울,하늘과 땅,딱딱함과 부드러움…. 발명 쪽에서 보면 생각하는 마음은 '음'이고 실천하는 행동은 '양'이 아닐까 싶다. 한강유람선을 타보셨는지…. 어머니가 심심해 하실까봐 재미삼아 탔다가 진한 감동을 받았다. 강변도로나 다리를 건너면서 무심히 바라보던 한강이 아니었다. 유람선에서 바라보는 서울은 전혀 달라보였다. 어느 외국 강변보다 훨씬 아름다웠다. 불과 몇십미터 차이인데 한강 밖과 한강 안에서 보는 것이 이렇게 다를 수가 있다니…. 사람들 사이에서도 같을 것이라 생각한다.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듯이 한쪽으로만 치우치면 기울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요즈음 계속해서 매스컴을 장식하고 있는 국회도 서로 나만이 옳다고 외치지 말고 상대가 있으므로 내가 있다는 생각을 하면 어떨까? 음양은 각각 다르지만 서로 필요로 하고 조화를 이루듯이 국회도,정부기관도,우리도 음양의 조화를 잘 이루어 가면 좀더 편안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