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수능성적 발표] "만점 받았는데 표준점수 61점이라니..."

"원점수론 만점인데 표준점수는 61점이라니." 지난달 17일 수능시험이 끝난 뒤 원점수 기준으로 만점을 받아 좋아했던 일부 수험생은 표준점수가 예상밖으로 낮게 나오자 난감해하고 있다. 올해부터 전면 도입된 표준점수는 난이도를 반영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쉽게 출제돼 수험생들이 다들 잘 봤다면 원점수 만점을 받아도 표준점수는 낮을 수 있다. 물론 어렵게 출제됐다해도 우수한 수험생이 몰리면 비슷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과목간 표준점수 최고점 들쭉날쭉=영역별 원점수 만점자의 표준점수는 △언어 1백35점 △수리 '가'형 1백41점,'나'형 1백50점 △외국어 1백39점 △사회탐구 61∼68점 △과학탐구 63∼69점 △직업탐구 66∼79점 등이다. 특히 제2외국어·한문은 아랍어Ⅰ에서 표준점수 1백점이 나온 반면 러시아어Ⅰ은 63점에 그쳐 37점이란 격차가 생겼다. 채점위원장인 박성익 서울대 교수(교육학)는 "표준점수 분포는 그 과목을 선택한 수험생 집단의 특성과 응시생 숫자,교과목 성격 등의 변수가 상호 작용하는 것"이라며 "사회탐구 일부과목에서 당초 예상과 빗나가는 경우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6,9월 모의고사 결과를 바탕으로 난이도를 맞춰 출제했지만 당시에는 일부만 참여했던 재수생들이 지난해까지 필수과목이었던 윤리,한국지리,국사로 몰리면서 평균 성적이 올라가 표준점수는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백분위 점수차는 더욱 커져=대학들은 표준점수차로 인한 왜곡을 보정하기 위해 백분위 점수 등을 활용한다. 정시모집 전형에 반영하는 백분위만 사용하는 대학이 1백곳에 달한다. 그러나 원점수 만점자가 많으면 백분위를 활용하더라도 보완하기 어렵다는 게 입시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 원점수 만점자가 17.37%에 달해 표준점수 최고점이 61점인 윤리의 경우 백분위 점수는 91점이지만 표준점수가 66점인 법과사회는 백분위 점수로 98점이다. 표준점수로 5점이던 차이가 7점으로 더 벌어진 것. 특히 윤리는 한 문제를 틀린 차점자의 경우 백분위 점수가 78점으로 만점자와 13점이나 차이가 난다. ◆수능 1등급은 상위 17%='상위 4%'인 1등급의 비율도 탐구 및 제2외국어/한문영역 일부 선택과목은 10%를 넘어섰다. 등급간 경계점에 있는 동점자는 모두 상위 등급으로 인정하기 때문. 등급은 각 대학이 수시모집 등에서 최저지원자격기준 등으로 활용한다. 사회탐구영역의 경우 △윤리 17.37% △국사 10.80% △한국지리 11.86% 등에서 1등급 비율이 10%를 넘어섰다. 과학탐구도 △생물Ⅰ(14.18%) △물리Ⅱ(8.12%) △생물Ⅱ(8.92%) 등에서 1등급 비율이 높았다. 이에 따라 윤리와 한국지리는 1등급이 넘쳐 2등급은 단 한명도 없고 1문제를 틀린 수험생은 곧바로 3등급이 됐다. 생물I도 2등급이 없었다. ◆대학이 알아서 반영해야=원점수 만점자의 표준점수 차이가 크게 나타나자 표준점수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표준점수가 일부 문제점이 있어도 선택과목 성적을 원점수로 제공했을 때 나타나는 점수 왜곡 등에 비하면 훨씬 적은 것"이라며 "표준점수제를 면밀히 분석해 보완하되 원점수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또 표준점수의 차를 보완하기 위해 대학들이 백분위를 사용하거나 백분위·표준점수를 자체 변형해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