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주 등록시점별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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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한 유무선 전화결제 서비스 업체 모빌리언스는 하한가인 6천9백60원까지 떨어졌다.
얼핏 호된 신고식을 치른 것 같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시초가가 공모가인 4천7백원보다 68.08% 높은 7천9백원에 형성돼 공모주 투자자 입장에선 하한가에 팔았더라도 주당 2천2백60원을 남겼다.
액정표시장치(LCD) 장비업체 케이이엔지는 지난 10월29일 첫 거래 때 시초가가 공모가 2천7백원보다 낮은 2천5백90원에 결정됐다가 하한가인 2천2백80원에 마감됐다.
이후 케이이엔지는 지금까지 33일(거래일 기준) 동안 한번도 공모가를 넘어서지 못했다.
등록시점에 따라 새내기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1월 이후 등록한 곳은 모두 공모가를 웃돌고 있지만 10월 등록업체 대부분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10월 울고,11월 웃고
11월 이후 등록한 기업은 텔레칩스 등 7개사다.
지난 10일 등록한 텔레칩스와 대주전자재료는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 위에서 결정된 뒤 상승세로 장을 마쳐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차익 실현의 기회를 줬다.
지난달 19일 코스닥에 첫발을 내디딘 한서제약의 이날 종가는 8천5백원으로 공모가(1천4백원)에 비해 무려 5백7.14%나 급등했다.
넥스트인스트루먼트와 토비스도 공모가에 비해 각각 23.03%,10.90% 상승했다.
반면 10월에 등록된 7개사 중에선 국일제지만 공모가를 넘고 있다.
전사적 애플리케이션 통합(EAI) 및 휴대폰 솔루션업체인 모코코는 이날 1천7백15원에 마감돼 공모가(2천5백원)보다 31.4% 떨어졌다.
등록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디지탈디바이스와 태양기전의 공모가 대비 하락률도 23.03%와 12.14%에 이른다.
우량주로 꼽혔던 케이이엔지와 신지소프트도 공모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거래가 형성되고 있다.
◆등록시기와 경쟁사를 보라
전문가들은 공모가 산정과 등록 당시의 코스닥시장 분위기가 신규 등록 기업의 주가 흐름을 좌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노기선 메리츠증권 주식인수팀장은 "코스닥시장의 분위기가 예비 등록기업의 공모가 산정이나 새내기주의 움직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노 팀장은 "우량 기업의 잇따른 등록으로 공모시장의 열기가 되살아났고 개인들도 코스닥시장에서 연일 매수세에 나서면서 최근 등록한 새내기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동종업체인 코아로직과 엠텍비젼 주가가 동반상승하고 있는 것처럼 이미 등록된 경쟁업체가 있는 신규 등록주의 움직임이 좋은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신 연구원은 "새내기주에 투자하려면 등록시점의 코스닥시장 분위기와 경쟁업체의 유무,신규 등록주를 선호하는 개인투자자의 매수세 여부 등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