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소니, 특허 2만건 공유 .. 세계 전자업계 큰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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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일본 소니가 특허를 서로 공유하기 위한 포괄적 상호 특허사용(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14일 체결했다.
글로벌 기업간 상호 특허사용 계약이 특정 제품 및 기술에 국한돼 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양사의 제휴는 극히 이례적인 일로 판단된다.
업계는 특히 양사가 세계 전자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향후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사는 이번 계약에 따라 기초 반도체 기술과 디지털 가전 기술 등을 전면 공유하게 된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크로스 라이선스로 양사가 공유하게 될 특허는 각각 1만여개에 이른다"며 "향후 각사의 자회사들도 특허를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양사는 각사 제품의 독창성과 시장에서의 건전한 경쟁 여건을 만들기 위해 '차별화된 기술특허'와 '디자인에 관한 권리'는 계약에서 제외했다.
차별화된 기술특허는 삼성전자의 경우 'DNIe(디지털 자연 이미지 엔진)'와 홈네트워크 기술,소니는 '디지털 리얼리티 크리에이션(DRC)'과 플레이스테이션 아키텍처 등이다.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관련 특허도 계약에서 제외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계약은 지난해 12월부터 벌여온 특허 협상의 최종 결정판"이라며 "전자산업의 선두주자인 양사가 주요 제품에 걸쳐 서로 특허 포트폴리오를 사용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지난 2001년부터 벌여온 각종 표준화와 LCD 합작생산을 위한 제휴에 이어 특허 제휴를 전격 체결함에 따라 양사의 신제품 개발기간이 단축돼 시장주도권 유지가 한층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