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르노삼성 SM7 .. 렉서스 능가하는 성능


SM7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고품격 스포츠 세단이다.


V자형 라인의 프론트와 트렁크 리드쪽으로 가파르게 떨어지는 사이드 실루엣은 날렵한 스포츠 쿠페타입의 느낌을 준다.
대형차의 보수적인 이미지를 벗고 혁신적인 변신을 시도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디자인이다.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백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8.6초로 국산차중 가장 짧을 정도의 폭발적인 주행성능을 갖췄다는 점도 이런 느낌을 전해준다.


3.5모델에 장착된 3천4백98cc 네오 VQ엔진은 5천6백rpm에서 2백17마력을 토해낸다.
엑셀러레이터 발끝에서 전해지는 부드러운 가속감을 느낌과 동시에 몸이 뒤로 가볍게 젖혀지면서 시속 2백km까지 매끄럽게 치고 올라간다.


일반적으로 고속도로 주행시 시속 1백10km 내외에서 추월 등을 위해 순간적인 급가속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남아도는 파워다.


코너링에서도 차체의 쏠림없이 운전자의 의도를 민첩하게 받아준다.
풍절음과 노면 잡음,엔진소음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철저히 자가운전자 친화형으로 설계,제작됐기 때문에 SM7의 즐거움은 앞좌석에 훨씬 잘 느낄 수 있다.


현대적 감각의 리빙룸을 연상시키는 내부인테리어와 우드그레인으로 각을 살린 대시보드 디자인,큼지막한 LCD창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시승차였던 최고급 RE3.5 모델은 옵션에서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VDC(차체제어장치)와 운전석 조수석 사이드 커튼 에어백에서부터 3차원 내비게이션과 7인치 TV,트립컴퓨터,후방카메라,스마트키가 기본 사양이다.


ABS BAS EDB 등 브레이크 보조장치와 솔라컨트롤 유리 등을 위해 별도로 지갑을 열지 않아도 된다.


이 모든 것이 사실상 운전자를 위한 장치들이다.


특히 스마트키는 카드 모양의 키를 몸에 지니기만 하면 차 문을 자동으로 여닫을 수 있고 시동까지 돌릴 수 있도록 해준다.


이것까지 필요할까 싶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편리하다.


지갑에 카드키만 꽂아두면 키를 꺼내 버튼을 누르거나 시동을 위해 키를 꽂을 필요가 없다.


후진기어를 넣으면 후방감시 카메라가 자동으로 작동,대시보드 중앙모니터에서 정확한 주차지점을 그려준다.


상당히 유용하다.


SM7은 스포츠 세단의 특성상 뒷좌석에 앉아 발을 쭉 뻗을 정도의 실내 공간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5명 이상이 함께 타고 다녀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뒷좌석은 2명이 편안히 앉기에는 딱이다.


사실 5명 이상 타고 다니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만은.물론 뒷좌석을 넓게 쓰려면 앞좌석을 당기면 된다.


SM7에 대한 소감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굳이 수입차를 탈 필요가 있을까'라는 것이다.


딱히 비교하자면 앞에서 열거된 성능과 다양한 편의장치만으로도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수입차 모델인 렉서스 ES330을 능가한다.


물론 렉서스의 브랜드가치를 감안해야 하지만 부(富)를 상징한다는 렉서스의 'L'자 엠블렘만 포기하면 2천만원에 가까운 돈을 아낄 수 있다.
차별화된 대형 세단으로 새로운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르노삼성의 개발 의도가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기대된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