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항 '물동량 지키기' 고심 ‥ 중국 항만시설에 대대적 투자
입력
수정
중국을 오가는 해운 물동량이 늘어나고,이에 대한 중국의 항만시설 투자가 급증하면서 홍콩 싱가포르 가오슝 등 아시아 인근 항만 도시들이 경쟁력 유지를 위해 부심하고 있다.
15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이 전 세계의 제조업 기지로 부상하면서 중국으로부터 아시아,유럽,미국으로의 항만수출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98년부터 2003년까지 중국 항만들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연 29.4%나 급증했다.
내년에도 18.3%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상하이에 세계 최대 컨테이너 항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1백억달러를 쏟아붓는 등 항만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의 해운 교역량 증가로 홍콩과 대만 가오슝 등 인근 항만 도시들이 특수를 누리고 있긴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과 새로운 경쟁국면에 접어들 수밖에 없어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홍콩의 정치인들과 업계는 홍콩항의 비싼 컨테이너 터미널 사용료와 주장강 델타지역에서 올 때의 육로 운송료 부담 때문에 중국 선전항에 물동량을 빼앗기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그나마 홍콩항은 아직까지 빠르고 믿을 만한 서비스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항구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대만 가오슈항의 경우 입지가 약화돼 가고 있다.
한때 세계 3대항이던 가오슝항은 지난 5년새 6위로 내려앉았다.
대만 정부는 이에 따라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 가오슝항을 중국항에서 나오는 화물들이 대륙간을 왕래하는 큰 배에 옮겨 싣는 환적(Trans-shipment) 중심지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08년까지 7억4천만달러를 투입,8개의 석유화학 터미널과 세계에서 가장 큰 컨테이너선를 댈 수 있는 5개의 심해부두를 건설할 계획이다.
싱가포르항만공사(PSA)는 지난 2년간 사용료를 낮추고 인력의 14%를 감원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며 중국 유럽 아시아의 다른 항구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