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부동산시장 결산] 치솟던 집값 급제동 ‥ 거래·분양시장 냉각

올해 부동산시장은 지난 98년이후 꾸준히 지속된 상승열기에 급제동이 걸린 한해였다. 이로써 그동안 천정부지로 치솟던 집값이 5년만에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내리막길에 들어섰다. 이같은 가격 안정세는 거래시장 냉각이라는 만만찮은 후유증을 동반했다. 토지시장을 제외하고는 주택 상가 오피스텔·주상복합 펜션 전원주택 등 모든 상품의 거래시장과 분양시장이 한파에 휩싸였다. 올들어 나타난 급격한 주택 시장침체는 주택거래신고제,개발이익환수제,종합부동산세 등으로 요약되는 정부의 강력한 투기방지대책이 가장 원인이었다. 주상복합·오피스텔 등 대체주거시장과 상가시장도 공급과잉과 경기침체로 맥을 못췄다. 토지시장도 행정수도 이전이 무산이란 악재가 터지면서 혼란에 빠졌고,가격 상승세도 주춤했다. ◆주택시장 주택시장은 외환위기이후 올들어 가장 변화를 겪었다. 지난 1998년이후 5년간 이어졌던 집값 상승열기가 확실히 꺾였기때문이다. 연초만해도 주상복합아파트 청약열풍 등의 투자열기가 되살아났지만 지난 4월 주택거래신고제가 도입되면서 곧바로 하향세로 돌아섰다. 국민은행이 지난 12일 밝힌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1∼11월까지 전국 집값은 작년대비 평균 -1.7%가 내려 ,1999년이후 지속됐던 상승세가 처음으로 꺾였다.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0.2%의 내림세를 보였고,단독과 연립주택은 각각 -3.2%와 -4.7%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1999년이후 5년간 50%가 올랐던 서울지역 집값이 -1.0%의 하락률을 보이면서 상승곡선이 꺾였다. 유니에셋이 지난 10일까지 조사한 결과 서울지역 아파트값은 -0.43%를 기록했다. 신도시와 경기지역도 각각 -0.38%와 -2.10%의 내림세를 보였다. 전세시장 침체속도는 특히 컸다. 새 아파트가 대거 쏟아지면서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잇따랐다. 서울은 -3.58%,경기 -4.23%,인천 -5.77% 등의 하락세를 보였다. 전국적으로는 -2.76%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올 들어 10월까지 전국 아파트 거래는 62만5천건이 이뤄졌다. 작년 동기의 90만9천건보다 31.2%가 줄었다. 분양시장에서는 청약률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서울 동시분양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7차이후 평균 1대 1을 밑돌았다. 미분양도 10월 말 현재 전국에서 5만8천9백5가구로,작년 말의 3만8천261가구보다 54%가 늘었다. ◆토지시장 주택시장과 상가 등의 침체로 인한 반사이익으로 상대적으로 강보합세를 유지했다. 행정수도 이전 무산으로 인해 특히 출렁거림이 심했다. 상반기엔 행정수도 이전,기업도시 건설 등 개발재료가 유지되면서 투자열기가 고조됐다. 하지만 지난 10월말 행정수도 이전 무산이란 '핵폭탄'이 터지면서 충청권 땅값이 폭락했다. 이 여파로 토지시장은 급격히 위축되면서 거래중단 사태가 이어졌다. 작년까지 뜨거운 투자열풍이 불었던 펜션·전원주택시장도 하반기엔 급속히 냉각됐다. 난개발 논란에 휩싸이면서,정부가 이를 막기위한 대책을 내놓았기때문이다. ◆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주택시장 침체로 상반기까지도 주목을 끌었던 상가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도 하반기들어 기운이 빠졌다. 하지만 행정수도 이전 무산으로 인해 서울·수도권 상권이 안정화 될 것이란 기대심리가 확산되면서 4분기 들어서는 대형쇼핑몰의 경우 분양물량이 급증하는 등 반짝활기를 띄고 있다. 내년 4월 상가후분양제 시행이란 재료도 하반기 상가공급이 늘어나게 한 주요 원인이 됐다. 단지내 상가와 근린상가도 작년에 비해 인기가 시들해지긴했지만,다른 상품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침체양상이 덜했다. 오피스텔 시장도 주상복합아파트에 대한 전매 제한 조치로 잠시 반사이익을 얻었다. 하지만 전용면적중 업무부문 비중이 70%까지 상승하고,난방 설치가 금지되는 등의 규제대책이 나오면서 다시 찬바람이 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