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부동산시장 결산] 토지 : 투자자 "올해 롤러코스터 탄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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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분기까지 급등,4·4분기부터 조정.'
올해 토지시장은 2년 이상 지속된 급등세에 마침표가 찍힌 해였다.
3분기까지 유지되던 급등세가 신행정수도 건설이 좌절된 4분기 들어 조정국면에 들어갔다.
올해 평균 지가 상승률은 아직까지 정확한 통계가 나오진 않았지만 3%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와 정부의 숨바꼭질이 벌어지면서 한쪽에 규제를 가하면 다른 쪽이 튀는 '풍선 효과'가 많이 나타났다.
김포신도시 규모 대폭 축소,신행정수도 이전 무산 등이 발생해 정부에 대한 불신풍조도 형성됐다.
토지시장 활황에 힘입어 시세보다 10배 이상 비싸게 토지를 파는 '기획부동산'이 극성을 부려 문제가 되기도 했다.
◆정책 신뢰성 붕괴
올해 토지 투자자들 중 상당수는 천당과 지옥을 오르내렸다.
김포신도시 주변 지역 투자자는 부자가 될 꿈에 부풀어있다 신도시 규모가 3분의 1수준으로 대폭 줄어드는 바람에 쓴 맛을 봐야 했다.
정부는 지난 6월 군부대의 동의를 얻지 못해 김포신도시 규모를 기존의 4백80만평에서 1백50만평으로 축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10월에는 신행정수도 주변 지역 투자자들이 날벼락을 맞았다.
헌법재판소가 신행정수도특별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림으로써 거래가 끊기고 가격이 떨어졌다.
신행정수도 주변 지역에는 지난 2002년 말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수많은 투자자들이 몰렸었다.
특히 신행정수도특별법 위헌 결정은 그동안의 토지 투자열풍을 싸늘하게 반전시켰다.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자 기업도시 등 정부 핵심 프로젝트 수혜지역도 고개를 숙였다.
◆풍선효과 유행
올 한햇동안에는 토지시장에선 풍선효과라는 말이 유행했다.
정부는 과열된 토지시장을 잡기 위해 토기거래허가구역 확대 토지투기지역 지정 등의 투기억제책을 사용했다.
그러나 잇단 투기억제책에도 불구하고 토지투자자금은 규제가 없는 지역으로 지속적으로 이동했다.
이로써 별다른 호재가 없는 지역 땅값까지 급등하면서 땅값에 많은 거품이 형성됐다.
◆기획부동산 활개
기획부동산은 지방땅을 싼 값에 매입하거나,지주와 합의해 잘게 쪼개서 10배 안팎의 비싼 값으로 개미투자자에게 되파는 업체들이다.
기획부동산에 고용된 1백∼2백명 안팎의 상담원이 전화를 통해 땅을 판매한다.
땅 투자 붐이 불면서 올해에는 1백개 이상의 기획부동산이 활개를 쳤다.
기획부동산들은 큰 돈을 만졌을지 모르지만 땅을 산 투자자들은 두고두고 마음고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시세보다 턱없이 비싼데다 개발이 불가능한 땅도 많아서다.
◆농지규제는 완화,산지규제는 강화
농지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농지투자가 관심을 끌었다.
쌀시장 개방을 앞둔 정부는 농민들을 위해 도시민의 농지 취득을 무제한으로 허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개발가능성이 높은 농지들이 투자자들의 관심 대상이 됐다.
반면 정부는 산지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임야에 대한 관심은 덜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