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장수기업 비결] 최고령 기업 일본 곤고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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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最古) 기업인 일본 곤고구미(金剛組)는 서기 578년에 창업해 올해로 1천4백27년째를 이어오고 있다.
일본 오사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 회사는 불교사찰 신사 성 등 목조건물 전문 건축업체로 최근에는 사무실 아파트 빌딩 개인주택 등 현대식 건물도 짓고 있다.
종업원 1백50명에 연 매출액은 1천억원 정도다.
곤고구미의 창업자는 578년 일본 쇼토쿠(聖德) 태자의 초청으로 백제에서 건너온 건축기술자 유중광(일본명 곤고 시게미쓰)으로 그는 593년 일본 왕실의 명을 받아 일본 최고 사찰인 사천왕사(四天王寺)를 건립했다.
이어 쇼토쿠 태자가 사천왕사의 보수 관리를 요청함에 따라 백제로 귀국하지 않고 일본에서 사업을 지속하게 됐다.
1천4백여년간 40대를 이어온 곤고구미는 그러나 1년에 1백채 남짓한 건축물만 지으며 연간 매출액을 1천억원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다.
회사 능력에 비해 공사를 많이 할 경우 부실화될 위험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곤고구미는 '보이는 것보다는 보이지 않는 곳에 더 충실하라'는 기업이념을 갖고 있다.
그런 까닭에 곤고구미는 겉으로 드러난 곳보다는 천장 등 보이지 않는 곳에 더 비싼 건축자재를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1995년 고베 대지진이 발생해 수많은 건축물들이 파손됐을 때 곤고구미가 지은 계광원(戒光院) 대웅전은 서까래가 일부 뒤틀린 것을 제외하면 온전한 모습을 유지해 일본에서 화제가 됐다.
뒤틀렸던 서까래도 1년만에 원상회복돼 '기본에 충실하라'는 곤고구미의 경영철학이 새삼 일본열도를 감동케 했다.
곤고구미는 또 현장주의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지금도 오사카 8차선 대로변에 위치한 본사 4층에는 최고경영자의 살림집이 위치하고 있다.
공사 설계를 책임지는 곳에 최고경영자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또한 최고경영자는 공사현장을 수시로 방문하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일본 오사카 건축협회 후쿠모토 부회장은 "곤고구미가 흔들리면 일본 열도가 흔들린다"고 칭송하기도 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