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다음·아시아나 '무차별 팔자' … 엇갈린 주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종목인 아시아나항공과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외국인의 매도 공세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아시아나의 외국인 지분율은 한달 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다음도 비슷한 기간 10% 포인트 가까이 급감했다. 외국인의 매매패턴만 놓고보면 '동병상련'의 처지에 놓여 있지만 주가 흐름과 전망은 사뭇 다르다. 아시아나는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세지만 다음은 약세 기조다. 아시아나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한 반면 다음은 증권사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다는 점도 다르다. ◆외국인들 '팔자'공세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여객·화물 수요 호조와 국제 유가 하락세에 힘입어 지난 9월 9일 16.75%(지분율한도 49.99%)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낸 아시아나의 외국인 지분율은 이날 5.03%로 급감했다. 지난 9월말 15%선을 밑돈 데 이어 10월말에는 12%대로 낮아졌고 지난달 17일엔 10% 아래로 떨어졌다. 여름철 여행 성수기에 강세를 겨냥하고 들어온 외국계 헤지펀드들이 주가 상승과 국제 유가 급등세를 틈타 차익실현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시아나가 거래소보다 변동성이 큰 코스닥시장에 등록돼 있고 신용도가 여전히 '투기등급'에 머무르고 있어 단기성향 헤지펀드의 매매 타깃이 되고 있다는 게 증권업계 지적이다. 다음의 외국인 지분도 지난 7월 5일 사상 최대치인 42%까지 치솟았다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추세다. 8월 중순 30%선이 깨진 이후 이달 14일에는 18%대로 낮아졌고 이날 현재 17.10%에 머물고 있다. 인터넷시장의 경쟁심화와 내수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성장성이 둔화된 상황에서 미국 라이코스 인수에 따른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외국인이 등을 돌리고 있다. ◆엇갈리는 주가 행보 및 전망 외국인 매도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나 주가는 이달 7일 52주 신고가인 3천8백15원까지 올랐다. 지난달 1일 종가가 2천8백10원이었지만 이날 종가는 3천5백50원으로 26.33% 상승했다. 외국인과 달리 기관이 적극적으로 매수세를 유입시켰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거래일수로 13일동안 기관은 이틀을 빼고 모두 매수우위였다. 남권오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4분기 항공수요가 내수경기가 비교적 좋았던 작년 4분기는 물론 지난 2002년보다도 좋아 추세상 호조세로 접어든 것으로 판단된다"며 "아시아나는 중국 일본 등 단거리 고수익 노선을 많이 확보하고 있어 주5일 근무제 확산과 원화강세,여행수요 증가의 최대 수혜주"라고 평가했다. 저수익 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 효과에 힘입어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61%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다음은 주가를 받쳐줄 '안전판'이 없어 외국인 매도세가 주가 약세로 그대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10월초 3만원대였던 주가는 중순께 2만원대로 떨어졌다가 현재 2만2천원에 머물고 있다. 지난 6월 14일만 해도 52주 신고가(5만8천7백원)에 올랐다가 6개월만인 이달 15일 52주 신저가(2만1천1백원)로 떨어지는 등 단기간에 급등락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다음에 대해 "라이코스 인수에 따른 비용부담이 큰데다 실적호전 요인도 없어 기술적 반등 이외의 의미 있는 상승세를 보이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