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제언-금융틀 다시 짜자] <3> '유니버설 뱅킹' 유럽서 발전

'유니버설뱅킹(universal banking)'이란 금융권간 업무영역에 대한 벽이 없는 금융제도를 말한다. 은행이 보험업무와 유가증권 매매 등의 증권업무를 겸업하는 것을 가리킨다. '원스톱뱅킹'이나 '금융겸업화'와 같은 개념으로도 사용된다. 좀 더 넓은 의미로는 은행 등 금융회사가 비금융회사인 기업들의 주식을 소유,비금융업무까지 수행하는 것도 유니버설뱅킹으로 부르기도 한다. 유니버설뱅킹은 전형적인 유럽식 은행 형태다. 은행이 사업지주회사 역할을 하면서 보험사와 증권사를 자회사로 거느리거나 보험업무 및 증권업무를 겸업하는 방식이다. 이에 비해 지난 80년대까지만해도 미국이나 일본 등은 철저한 금융전업주의를 취해 왔다. 그러나 80년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세계적으로 금융전업주의는 무너진다. 금융자유화가 진전되고 금융회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은행이 증권업무를 취급하고 보험사가 은행업무를 수행하는 흐름이 대세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금융전업주의를 지켜왔던 미국의 경우 지난 80년대 초반 은행에서 투신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허용했다. 이어 지난 99년 '금융현대화법' 제정을 계기로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이후 상업은행의 대명사였던 씨티그룹은 보험사인 트래블러즈그룹,증권사인 살로만·스미스바니와 잇따라 합병,금융지주회사로 재탄생하는 등 금융지주회사가 줄을 잇고 있다. 일본에서도 지난 98년 은행에 투신상품판매가 허용된데 이어 지난 2001년 4월부터 방카슈랑스가 시행 중이다. 지난 98년엔 지주회사 설립을 허용,미즈호 그룹이 탄생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은행에 자회사를 통한 증권업무를 허용하는 것외에는 전업주의를 지켜오다가 지난 2001년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허용,본격적인 유니버설뱅킹 시대가 열렸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