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금융大戰] 삼성카드등 흑자전환 청신호

신용카드 업계가 속속 흑자로 돌아섬에 따라 내년부터는 서서히 경쟁체제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물론 대환대출 잔액이 아직 위험수준이어서 한창 '잘 나가던' 시기인 지난 2002년 수준으로 경쟁이 벌어지기는 어렵다. 그러나 한동안 움추렸던 영업을 서서히 재개할 것임은 분명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부실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롯데 신한 현대카드 등 후발카드 3사의 움직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카드사들,속속 흑자전환 부실자산 정리와 구조조정 등으로 지난 3분기 기준 6개 전업 카드사들의 실적이 크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업 카드사들은 지난 상반기에 1조5천1백38억원의 적자를 내 분기평균 7천5백억원 정도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3분기에는 적자규모가 8백억원 정도로 급감했다. 롯데카드는 올 상반기 1백50억원의 흑자를 낸데 이어 3분기에도 1백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1천1백53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8백9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신한카드의 경우 올해 1분기에는 53억원의 적자를 냈으나 2분기에 14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분기별 흑자전환에 성공했고,3분기에도 20억원대 중반의 흑자를 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6천2백16억원의 적자를 낸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1천8백7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3분기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비씨카드는 올 상반기 69억원 흑자에 이어 3분기에도 약 15억원의 흑자를 냈다. 비씨카드는 지난해 전업 카드사 중 유일하게 12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업계 선두권 카드사인 LG카드와 삼성카드도 3분기에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특히 LG카드의 경우 지난 9월부터 3개월 연속 월 평균 2백억원가량의 흑자를 기록해 견조한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카드업계,'내년엔 턴어라운드' 전업계 카드사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삼성카드도 내년 초에는 월별 흑자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한동안 잠잠했던 신용카드 업계가 또 다시 경쟁으로 시끄러워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흑자기조로 전환된 롯데 신한 현대 등 후발 카드 3사의 경우 이미 내년도 공격경영을 예고하고 있다. 백화점 카드회원들의 80% 정도가 신용카드로 전환한 롯데카드는 내년 1분기 중 교통카드 등 신상품을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체크카드도 제휴선을 최대한 늘려 경쟁력을 갖출 방침이다. 이를 위해 롯데카드는 내년에는 체크카드 제휴은행을 8곳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롯데 이병구 사장은 "올 들어 지난 10월 말까지 취급고는 7조6백억원,당기순이익은 4백35억원을 기록했다"며 "이런 추세로 가면 연말까지 취급고는 9조원,누적 순이익은 5백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내년도 취급고는 11조7천억원,회원수는 5백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 조흥은행 카드사업부분과의 합병이 예정돼 있는 신한카드 역시 당기순이익 목표를 크게 늘려잡았다. 신한카드는 최근 이사회를 열어 내년도 당기순이익 3백70억원을 목표로 하는 경영계획을 확정했다. 현대카드 역시 내년에는 GE 소비자금융 부분과의 제휴를 마무리짓고 공격경영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의 공격적인 성향을 감안할 때 내년에는 마케팅 드라이브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LG 삼성 등 메이저 카드사들 역시 올해 구조조정을 마무리짓고 내년에는 영업에 본격적인 재시동을 걸겠다는 각오다. ◆부실자산 정리 노력 계속해야 카드사들이 공격적인 방향으로 내년 계획을 잡기는 했지만 잠재적 부실 요인인 대환대출(연체액을 대출로 전환해주는 것) 규모는 여전히 위험수준이다. 비씨를 제외한 5개 전업계 카드사의 9월 말 현재 대환대출 잔액은 11조2천45억원에 이른다. 카드사별로는 △삼성 6조8백86억원 △LG 4조5천4백50억원 △현대 3천9백31억원 △신한 1천6백2억원 △롯데 1백76억원 순이다. 특히 대환대출을 또 다시 연체하는 비율도 지나치게 높아 심각성을 더 한다. 대환대출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카드사별로 17.6∼35.12%로 신규 연체율(1개월 이상) 대비 2∼4배 수준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카드사들의 구조조정 노력이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