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빌딩, 대형은 '꿋꿋' 중소형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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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사무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오피스빌딩 시장에서도 대형빌딩과 중소형빌딩간 공실률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오피스빌딩 시장에서는 공실률을 낮추기 위해 입주 후 1~2개월은 임대료를 받지 않는 렌트 프리(Rent free;무료임대) 기법이 확산되고 있다.
또 매수세가 크게 위축되자 매도자들은 우량물건에 비우량물건을 끼워서 파는 일괄매각에 나서고 있다.
◆오피스빌딩 양극화 심화
20일 신영에셋이 발표한 '4·4분기 및 2004년도 오피스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빌딩의 공실률은 낮아지는 반면 중소형빌딩의 공실률은 높아지고 있다.
규모 등 빌딩 등급에서 상위 10%에 속하는 프라임급 오피스빌딩의 4분기 공실률은 전 분기에 비해 0.2%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반해 A급(0.2%포인트),B급(0.2%포인트),C급(0.5%포인트)의 공실률은 일제히 상승했다.
신영에셋의 김상태 상무는 "외국계 금융기관 등 우량입주자들은 경기가 나빠졌다고 해서 쉽게 다른 곳으로 이주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대형빌딩은 낮은 공실률과 높은 임대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임대료의 경우 프라임급은 변화가 없었지만 A급(0.5%포인트),B급(0.1%포인트),C급(0.5%포인트) 등은 모두 떨어졌다.
지역별로 보면 4분기 전체 공실률이 전 분기보다 평균 0.3%포인트 상승한 가운데 여의도지역의 공실률이 0.8%포인트 추가 상승해 6.3% 수준으로 급등했다.
지난해 말만 해도 여의도지역 공실률은 2.8%에 불과했었다.
외국투자자본이 매입한 빌딩들이 고임대료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데다 주요 정당과 유관업체들이 여의도를 떠나면서 공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무료임대 등 빈 사무실 줄이기 아이디어 만발
올들어 외국투자자금은 임차인을 유치하기 위해 '렌트 프리'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입주 후 1∼2개월간 임대료를 받지 않음으로써 실질적으로 임대료를 떨어뜨리는 혜택을 주고 있다.
렌트 프리에 나서는 빌딩은 주로 요지에 위치한 대형빌딩이다.
또 비우량물건을 우량물건에 끼워 파는 일괄 매각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비우량 물건만 시장에 내놓으면 팔리지 않는 까닭에 우량물건과 묶어서 판매하는 전략이다.
삼성생명 국민은행 등이 일괄매각에 성공한 이후 일괄매각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와함께 GE가 국민연금과 공동으로 국민카드 역삼사옥을 매입하는 등 외국자본과 국내자본이 합작해 빌딩을 매입하는 사례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간접투자시장 활성화로 이런 추세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