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배우자 공제' 복잡..본의아닌 稅범법자 연14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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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정산시 '배우자 소득공제'관련 규정이 복잡해 본의 아닌 범법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20일 한국납세자연맹(www.koreatax.org)이 공개한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1년부터 2003년까지 3년간 총 53만4천명이 연말정산시 부당공제 혐의로 7백76억6백만원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이중 맞벌이 부부로 배우자 연간소득이 1백만원을 넘는데도 배우자 공제를 신청했다가 세금을 추징당한 인원은 43만8천명이며,이들이 낸 세금은 전체 추징세액의 80%에 달하는 6백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맞벌이 부부들의 배우자 공제실태를 조사하기 시작한 지난 2001년 이후 매년 평균 14만6천명이 자격이 안되는 배우자를 공제대상으로 올렸다가 세금을 추징당하고 가산세(부당환급세액의 10%)까지 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은 "배우자공제 소득기준 등 관련 규정이 어렵고 복잡한데도 과세당국이 손을 놓고 있어 매년 14만여명의 납세자들이 범법자가 되고 있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현행 근로소득세법은 연소득 1백만원(연간급여액-비과세소득-근로소득공제액+사업,이자,배당 등 기타소득)이 넘는 배우자와 부양가족에 대해서는 기본 공제와 교육비 공제,신용카드 공제 등을 해주지 않고 있는데,연소득 1백만원을 계산하기가 쉽지 않아 본의 아니게 '부당 공제신청'을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
실제로 배우자 부당공제로 걸리는 납세자의 대부분이 다단계 판매원이나 보험 모집인,연도 중 퇴직자 등 소득 계산이 어려운 배우자를 둔 사람들이라는 게 연맹측 주장이다.
개선안으로는 20여개에 달하는 복잡한 공제제도를 모두 없애고 소득액의 일정비율을 세금에서 빼주는 '표준공제제도'를 도입하거나 이듬해 5월말 종합소득세 확정신고 전에 부당공제자들에게 혐의를 통보,자진 수정 신고할 기회를 주는 방안등이 거론되고 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