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개발 전문가 찾습니다" ‥ 자산운용사 영입경쟁

요즘 자산운용업계에서 상품개발 전문가들은 '귀하신 몸'으로 통한다. 피델리티 등 세계 유수의 자산운용사들이 국내 시장에 속속 입성하면서 이들에 대한 '스카우트'에 나서고 있는 데다 새로운 투자상품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요구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계 자산운용사인 맥쿼리IMM자산운용은 개인을 상대로 하는 소매영업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상품개발팀장을 물색하고 있지만 적당한 인물을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맥쿼리 관계자는 "한국 자산운용사들이 과거 마케팅부에 소속돼 있던 상품개발팀을 독립부서로 격상시키고 인력도 확충하고 있어 경력과 외국어 실력을 겸비한 전문가를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임종복 도이치투신운용 상품개발팀장은 "자산운용업계의 인력풀이 얕은 탓도 있지만 상품개발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취급할 수 있는 파생상품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상품개발 분야가 다양해졌고 개인들도 해외투자상품 등 신종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져 자산운용사들이 전문가 영입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델리티 기은SG 등 매머드급 자산운용사들의 신규진입도 '인력 기근'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윤병국 기은SG자산운용 부사장은 "지난 9월 이후 씨티은행에서 상품개발 전문가를 영입한 것을 비롯 30명의 전문인력을 국내에서 선발했다"고 전했다. 기은SG는 기업은행과 프랑스 종합금융그룹 소시에떼제네랄의 합작사로 현재 금융감독원에 본허가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임종복 팀장은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의 추가 진출이 예상되는 만큼 상품개발 전문가들에 대한 '모시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