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한경 소비자대상(上)] 전자 : TV..삼성전자 '파브'

삼성전자의 명품 TV 브랜드인 '파브(PAVV)'는 위기를 기회로 만든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파브가 탄생한 시점은 외환위기로 인해 한파가 몰아치던 1998년.대부분 기업이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구조조정에 돌입하던 때였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초대형 고급 TV 시장을 포기할 경우 앞으로 디지털TV 시장을 소니를 비롯한 외산 제품에 뺏긴다는 판단에 따라 전사적 역량을 이 부분에 집중했다. 수입제품에 밀려 명맥만 유지하던 초대형TV 시장을 국내 업체의 '텃밭'으로 일구게 된 계기는 이렇게 마련됐다. 파브는 이후 지속적 기술 개발과 프리미엄 마케팅 활동을 통해 국내뿐 아니라 미국 홍콩 등지에서도 최고 인기 제품에 오르는 등 세계적 브랜드로 떠오르게 됐다. 파브가 성공할 수 있었던 첫번째 요인은 차별화된 제품 성능에 있다. 파브 제품에는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화질 개선 칩 'DNIe(Digital Natural Image engine)'가 장착돼 세계 최고 수준의 화질을 구현했다. 삼성전자는 기존 제품의 두배 수준인 8천 대 1의 명암비를 구현한 PDP TV를 가장 빨리 선보였으며,DLP프로젝션 TV의 경우 최근 30cm대 두께의 초슬림형 제품을 출시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다양한 제품군도 파브를 세계적 브랜드로 이끄는 데 한몫했다. LCD TV는 15∼46인치,PDP TV는 42∼63인치,프로젝션TV는 42∼61인치에 이르는 다양한 라인업을 갖췄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차별화된 기술력과 다양한 제품군을 바탕으로 파브를 프리미엄 TV 브랜드로 키우는 데 매진했다. 지난 99년 '박세리 초청 파브컵 골프대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스포츠 마케팅을 벌이는 동시에 파브 음악회 등 문화 마케팅과 호텔 및 카드회사의 프리미엄 고객을 대상으로 한 공동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벌인 것. 신만용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부사장은 "앞으로도 계속적인 기술력 우위와 마케팅 활동을 통해 국내를 포함한 세계 디지털 TV시장에서 최고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지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