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중앙은행 金매각 갈등

독일 정부와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가 금의 매각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21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일 정부와 분데스방크 간 긴장 관계는 전날 분데스방크가 정부의 금 매각 요청을 거부하고 향후 9개월간 불과 8t의 금만 매각키로 결정하면서 고조됐다. 그동안 독일 정부는 내년도 재정 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하로 줄이겠다는 유럽연합(EU)과의 약속에 따라 정부 수입을 늘리기 위해 3천4백t의 금을 보유하고 있는 분데스방크에 금 매각 압력을 가했다. 이에 대해 분데스방크는 독일 정부가 먼저 씀씀이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한스 아이헬 재무장관은 분데스방크가 금 8t만 매각하겠다고 밝힌 뒤 "이해하기 힘든 결정"이라며 "분데스방크가 내년 9월까지 금 1백20t을 매각하면 정부 수입을 10억유로가량 늘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악셀 베버 분데스방크 총재는 "지금 시점에선 금 매각옵션을 행사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금 보유량은 국민 부(富)의 일부분으로 매우 높은 상징적 가치를 지닌다"고 말해 섣부른 금 매각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