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세계경제 전망 미국 장기금리에 달렸다

미국의 장기금리 변동여부가 내년 세계경제의 주요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로이터통신은 23일 달러약세,고유가 등의 요인에도 불구하고 올해 세계경제가 지난 30년 사이에 가장 괄목할하게 성장한데는 미채권(국채) 금리가 낮은 수준(채권가격 강세)을 유지한 것이 결정적 배경이 됐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내년도 장기금리는 올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낮은 장기금리가 세계경제 견인=미국의 낮은 장기금리가 세계 경제 활황을 견인했다는 분석은 금리와 소비의 관계에서 비롯된다. 미국의 장기금리가 낮은 수준(채권가격 강세)을 유지함에 따라 기대수익률이 줄어든 일반인이 장기채권을 매입하는 대신 소비에 나서면서 내수시장을 크게 활성화시켰다는 것이다. 또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지출이 늘어나면서 중국 일본 한국 등 수출주도형 국가의 대미 수출이 급증,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활황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미국의 장기 저금리가 소비 촉진→내수 활황→수입 급증으로 이어져 세계 경제 활황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낮은 장기금리는 특히 미국의 주택시장을 자극,3분기에만 주택 값이 20% 뛰도록 만들었고 세계 주택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반면 미국의 저축률은 지난 10월에 세후 기준으로 0.2%에 그쳐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메릴린치는 3분기에만 미국의 개인 저축이 7백억달러 줄었다고 지적하고,이 때문에 같은 기간 GDP가 2%포인트 이상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낮은 장기금리로 주식시장에 자금이 몰리면서 상대적으로 증시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장기금리 내년엔 상승 가능성=전문가들은 현재의 미국 장기채권 금리가 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22일 연 4.201%로 마감,지난 6월 초보다 0.6%포인트 이상 하락한 상태다.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4.833%로,4월 초 이후 최저 수준을 맴돌고 있다. 장기채권의 금리 하락은 일본 독일 등 선진국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띤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장기금리 하락을 다소 이례적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 경제 성장세 지속,단기금리 인상,고유가,달러약세 등이 모두 장기금리 인상 요인임에도 불구,여전히 저금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1년 전 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10년 만기 미 국채의 올 연말 수익률을 5.10%로 전망했었다. ING파이낸셜의 수석 애널리스트 마크 클리페는 "올해의 채권시장 호조(금리하락)는 미스터리"라며 "달러약세가 이어지고 유가도 예상치를 훨씬 웃돌았음을 감안할 때 납득하기 힘든 구석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미 장기채 금리가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단기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장기금리 역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고,그동안 장기금리의 하락세를 유지시킨 일본 중국 등 중앙은행의 미 국채 매입 열기도 올해보다는 상대적으로 식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뉴욕대 경영대학원의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장기금리의 상승은 단지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