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한ㆍ창하오 "반상 최강 가리자"

4년에 한번씩 열려 '바둑올림픽'으로 불리는 제5회 잉창치배 세계바둑선수권 결승전(5번기)이 26일부터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다. 우승상금 40만달러의 주인공을 가릴 결승에 오른 두 기사는 한국의 최철한 9단(19)과 중국의 창하오 9단(28). 최 9단은 올초 이창호 9단으로부터 국수와 기성을 쟁취하며 최고의 한해를 보냈지만 아직 세계대회 우승컵은 안아보지 못했다. 이번 결승전은 그동안 일부에서 제기됐던 '국내용'이라는 비판을 잠재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잉씨배는 한국을 세계바둑계 최강자로 자리매김하게 해 준 고마운 대회이기도 하다. 지난 89년 초대 잉씨배에서 주최측으로부터 홀로 초청받아 필마단기로 출전한 조훈현 9단은 중국과 일본의 고수들을 연파한 뒤 결승에서 당시 최강이던 중국의 네웨이핑 9단을 3대2로 물리치고 한국에 우승컵을 선사했다. 조 9단의 우승에 고무받은 한국은 이후 서봉수-유창혁-이창호 등 4인방이 차례로 우승하며 바둑최강국의 입지를 다졌다. 최 9단도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컨디션이 좋다. 기필코 우승해 선배들의 전통을 이어가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동안 우승 문턱에서 조훈현-이창호 벽에 막혀 세계대회 준우승만 5차례 한 창하오로서도 이번 결승전은 더이상 물러설 수 없는 자리다. 그는 "세계 최강 이창호 9단이 결승상대가 아닌 것은 나에게 더 없이 좋은 기회다. 과거의 전적은 잊고 이번 결승전에 전력투구하겠다"고 말했다. 잉씨배 결승2국은 28일 속개되고 3국부터는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