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 리모델링 선회 움직임

재건축아파트 가격 상승을 이끌었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일부 주민들이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은마아파트 일부 주민들이 리모델링추진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추진위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리모델링 사업의 타당성을 설명하는 한편 인근 도곡동의 리모델링 모델하우스를 견학하는 등 설득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리모델링에 따른 사업성 검토를 위해 일부 시공사와 물밑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준비위는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내년 초까지 강남구에 재건축 철회서류를 제출하고 3월까지 리모델링조합을 설립한다는 구체적인 목표까지 세워둔 상태다. 준비위의 김영철 회장은 "은마아파트는 일찌감치 재건축을 추진해 왔지만 개발이익환수와 용적률 제한으로 재건축을 해도 평형이 늘어나지 않을 뿐 아니라 사업진척도 교착상태"라며 "인근 단지에 비해 재산상 손실이 너무 크다는 판단에 따라 사업 가능성이 높은 리모델링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마아파트는 그동안 재건축을 준비해온 추진위원회가 건재할 뿐더러 삼성물산과 LG건설을 시공사로 잠정내정해 놓은 상태라 향후 사업방향을 둘러싼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재건축추진위와 시공사측은 리모델링 추진준비위에 대해 "소수 주민들의 의견일 뿐"이라고 외면하면서도 상황 변화에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