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자원전쟁'] 원유ㆍ철광석ㆍ유연탄 내년도 '고공행진'

올해 수급불균형과 함께 급등세를 보인 원유 철광석 등 각종 원자재 가격은 내년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기업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과 원자재값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원유가는 내년에 소폭 하락하겠지만 여전히 고유가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중동지역 정정 불안과 중국의 수요 지속,고유가 기조를 유지하려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조치 등의 영향으로 내년도 원유가는 올해보다 소폭 하락한 연평균 배럴당 32.25달러대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원유가는 배럴당 연평균 △지난 2001년 22.84달러 △2002년 23.88달러 △2003년 26.80달러대로 소폭의 상승세를 보였으나 올해 33.80달러로 26.1% 급등했다. 특히 이라크 정세가 악화되면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가 배럴당 55.17달러,중동산 두바이유가 41.2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그러나 중동정세가 악화될 경우 유가는 급등세를 보여 두바이유의 경우 연평균 배럴당 41.90달러대로 치솟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기초원자재인 철광석과 유연탄 가격은 내년에도 사상 최고치를 보이며 폭등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달러화 약세로 호주와 브라질 광산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데다 제철소 시설투자를 늘리는 중국이 대규모 물량 수입에 적극 나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최근까지 유연탄 수출국가였으나 올해부터 순수입국으로 바뀌었고 오는 2006년까지 연간 1억t 규모의 철강 설비증설을 추진,철광석과 유연탄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원자재 예측기관인 '월드메탈스태티스틱스(WMS)'는 내년도 철광석 가격이 연평균 t당 42.60달러에 달해 올해보다 16.4%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제철 원료로 쓰이는 유연탄(원료탄) 가격은 이미 두 배 이상 폭등했다. 최근 호주 광산업체와 일본 제철소 간에 맺은 내년도 유연탄 가격은 t당 1백30달러대로 올해 평균(58달러)보다 두 배 이상으로 올랐다. 업계 전문가는 "세계 원료탄 시장의 53%를 점유하고 있는 호주 광산업체들의 생산차질과 뉴캐슬 등 항만설비 부족으로 유연탄 공급이 줄어든 반면 중국의 수요는 늘고 있다"며 "내년도 유연탄 가격은 더 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철금속 가격도 크게 오를 전망이다. WMS는 내년도 구리(전기동) 가격이 연평균 t당 2천7백85달러로 올해보다 1.1%,아연이 1천60달러로 1.9% 각각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올해 급등세를 보인 알루미늄과 니켈 가격은 소폭 하락하지만 지난해 수준까지 떨어지지는 않으며 여전히 가격 강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