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첨단 휴대폰 전시회 출품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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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29일 혁신적 디자인과 기능을 채택한 휴대폰 신제품을 전시회나 디자인 공모전에 가급적 출품하지 않기로 했다.
경쟁업체들이 디자인을 그대로 베끼고 유사한 기능의 제품을 내놓아 삼성전자 제품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이 지난해 유럽에서 '휴대폰의 벤츠'란 격찬을 받았던 폴더형 인테나폰(E708)은 중국 업체가 그대로 베껴 지금도 현지에서 팔고 있다.
B사가 판매하고 있는 이 제품은 카메라렌즈의 위치만 다를 뿐 디자인을 그대로 모방했을 뿐 아니라 전면에 'Anycall'브랜드까지 도용했다.
삼성전자가 외부 LCD 주변을 큐빅으로 장식한 제품도 경쟁사가 그대로 모방해 판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기태 삼성전자 사장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제품은 해외 전시회나 디자인 공모전에 출품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전자제품전시회 세스(CES)와 디자인 공모전인 'CES 혁신상 공모전'에 소수의 제품만 출품키로 했다.
또 내년 4월께 하노버에서 열리는 IT 전시회 세빗 박람회와 'iF 디자인상 공모전'에도 신제품 출품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첨단 디자인을 비공개함으로써 경쟁사들의 디자인 모방을 차단하고 시장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휴대폰 디자인팀장인 윤지홍 상무는 "우수한 디자인과 최첨단 기술을 가장 먼저 알리는 것도 좋지만 경쟁업체들한테 제품을 모방하고 특허를 도용할 기회를 주는 게 문제였다"며 "첨단 기능과 혁신적 디자인을 삼성 휴대폰의 최대 강점으로 특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