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세계 철강 공급과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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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철강가격 급등의 주범이었던 중국의 수요 감소와 설비 증설의 영향으로 철강 공급 과잉이 우려된다고 아시안월스리트저널이 30일 보도했다.
중국의 철강 소비는 2002,2003년과 올해 초까지 월 평균 26% 늘어났으나 긴축정책의 영향으로 이후 월 증가율이 5%로 낮아졌다.
반면 생산은 올해 2억6천8백만t으로 지난해보다 22% 늘어나고 내년에는 또다시 14% 늘어 3억5백만t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은 이에 따라 남은 물량을 해외에 밀어내기 식으로 수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11월 중국의 철강 무역은 수량 기준으로 1백만t이 넘는 흑자를 기록했다.
이 같은 흑자 규모는 지난 10월에 비해 두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또 3백만t가량 적자이던 지난해 11월과는 완전히 상황이 역전됐다.
철강 순수입국이던 중국이 순수출국으로 바뀐 것이다.
일부 철강 수요 업체들은 "공급 증가의 영향으로 아시아에서 일부 가격이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중국은 최근 몇몇 철강 업체의 증산 계획을 잇따라 허용했다.
또 중국 최대 철강 업체인 바오스틸도 연간 생산능력 1천만t의 공장을 추가로 지을 계획이다.
UBS의 철강산업 담당 애널리스트 피터 힉슨은 "중국의 철강 과잉생산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UBS는 최근 전 세계 철강산업의 투자 등급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아직 철강이 공급과잉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고 주장한다.
발표된 증설계획이 완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데다 철강가격이 크게 떨어질 경우 증설 계획 자체가 취소되는 것도 상당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철광석 석탄 고철 등 원자재가 아직 공급 부족을 겪고 있어 철강 생산량이 늘어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