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정치권 떠오른 386] "개혁" 목청‥ '갈등 씨앗'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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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학생 운동을 주도했던 이른바 386세대들은 지난 4·15총선에서 '탄핵·물갈이 바람'아래 대거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제도권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이들은 각 당에서 개혁과 변화를 주창,일정부분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동시에 그 한계도 절감했다.
새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의욕은 강했지만 경험 부족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일부는 상대 당 비판의 선봉에 서는 등 '기존 정치인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열린우리당에선 386 출신들이 당의 개혁입법에 앞장서며 강경 노선을 걷고 있다.
우상호 의원은 언론관계법 개정안,전대협 1기 의장을 지낸 이인영 의원은 사립학교법 개정을 주도했다.
대미 관계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송영길·김영춘·우상호 의원 등은 "부시 행정부가 잘못된 정보에 기초해 이라크 침공 전쟁을 합리화시킨 경위를 철저히 해명하라"고 요구,파문을 일으켰다.
정봉주·백원우·복기왕 의원 등은 미국 의회가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키자 항의 서한을 주한 미대사관에 전달했다.
그렇지만 여당 386의원들은 이헌재 부총리로부터 "386세대가 정치하느라 경제하는 법을 모른다"는 말을 듣는 등 '개혁지상주의'에 얽매인채 이상과 현실을 조화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내 386출신은 지난 7월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핵심부로 진입하며 체질 개선을 시도했다.
원희룡 의원이 박근혜 대표에 이어 득표 2위로 최고위원에 선출됐고,남경필 의원은 원내 수석부대표로 발탁됐다.
이들은 이처럼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국가보안법 논쟁 등을 거치며 보수 강경파에 밀려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원희룡·고진화 의원은 국보법 폐지,이라크 파병 등에 대해 소신발언을 한뒤 당내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홍영식·박해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