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쓰나미 피해복구 5~10년 걸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남아시아 지진·해일(쓰나미) 피해 복구에 최소 5∼10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아난 총장은 2일 ABC방송 회견에서 "남아시아 쓰나미 참사는 지난 1976년 중국에서 65만5천명의 생명을 앗아갔던 탕산 지진 이후 인류 역사상 최악의 자연 재해로 기록될 것"이라며 "수십억달러의 비용이 소요될 쓰나미 피해복구 작업에 국제사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AFP통신은 "쓰나미 참사에 따른 사망자 수가 15만명을 넘어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이재민에게 구호품을 전달할 수 있는 운송 수단이 턱없이 부족해 현 시점에서 군 지원이 현금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보도했다. ○…유엔은 "세계 각국의 쓰나미 피해국 지원 약속액이 1일 현재 20억달러를 넘어섰다"며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구호 자금이 모인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특히 일본은 단일 국가로는 최대 규모인 5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해 미국(3억5천만달러) 등 다른 국가들의 지원액을 훨씬 앞질렀다. 일본 정부는 이번 대참사를 국제무대에서 자국의 위상을 한껏 끌어올릴 절호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태국 푸껫 주변 해역에 호위함 2척과 보급함 1척을 발빠르게 파견한 데 이어 항공기와 함정의 추가 파견을 검토하는 등 자위대의 보폭도 넓히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2만8천명에 이르는 스리랑카에서는 구랍 31일 밤 폭우가 쏟아져 저지대 주민 수만명이 대피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다. 동부 암파라 지역에서는 밤새 3백30mm의 집중 폭우가 내려 해안지대가 침수됐고,난민촌 15곳에 있던 3만여명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아체 지역에서도 폭우가 쏟아져 이재민들이 어려움을 겪었고 리히터 규모 5.2∼6.1의 여진이 6차례나 발생했다. ○…쓰나미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전 세계에서 수많은 구호 물품이 몰려들고 있지만 수송 문제와 기상 상황 악화로 구호품이 피해지역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얀 에겔란트 유엔 인도지원 담당 조정관은 "교통과 통신시설이 완전 파괴됐기 때문에 새로운 대안 수송 방법이 필요하다"며 "모든 고립지역까지 구호품이 전달되려면 수일에서 길게는 몇 주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아체주와 스리랑카 콜롬보 공항 등은 각국의 비행기들이 몰리면서 비행기가 회항하는 병목현상마저 빚어지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지금까지 확인된 쓰나미 사망자는 인도네시아가 8만여명으로 가장 많고,스리랑카(2만8천7백명) 인도(9천명) 태국(4천8백명) 소말리아(2백명) 몰디브(69명) 미얀마(65명) 말레이시아(65명) 등의 순으로 피해가 컸다. 특히 지진 진앙지에서 가장 가까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북부 아체주(총 인구 30만명)는 인구 4명 중 한명꼴로 사망자가 발생할 정도로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가 커지고 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