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경제정책수석이 할 일

'새해 새출발'을 하면서 몇몇 경제연구소 대표들에게 전화인터뷰를 해봤다. 최대 과제인 경제난 극복을 위해 정부,특히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질문의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말 직명이 바뀐 것을 계기삼았지만 비단 경제정책수석뿐만 아니라 경제팀의 주요 정책책임자 모두에게 해당될 대답을 들었다. "경제가 여전히 어려운 여건이고,경제팀의 역할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지적은 재차 거론할 필요도 없는 공통분모였다. 가장 크게 들린 부분은 역시 "투자가 이뤄질 분위기와 여건을 만들라"는 지적이었다. "열심히 하는 기업,열심히 하는 사람을 잡아서는 백약이 무효다."(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장) "투자활성화를 위해 반기업,반부자 정서 해소에 적극 나서라."(이윤호 LG경제연구원장) 경제정책에 대해서 경제팀이 한목소리를 내라는 주문도 당국자들이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이다. "공정위법은 경제에 겁을 주고 위축시키는 것이다.그런데 이런 게 경제를 위축시킨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경제살리기라는 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최우석 삼성경제연구소 부회장) "이헌재 경제부총리와 호흡을 잘 맞추고 적극 도와라."(김중수 KDI원장) 다소 적나라한 표현도 있었다. "경제정책은 대학의 동아리활동이 아니다." 칼럼을 쓰거나 보고서를 낼 때는 좋은 말,정제된 표현을 쓰겠지만 경제전문가들은 이런 말도 하고 싶어한다. 당의정(糖衣錠) 듬뿍 바르고 몇번씩 에둘러 당국자들에겐 실감나게 들리지 않을 고언들의 실체이기도 하다. 잘한다는 지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방향자체는 잘 잡고 있다"거나 "마이크로(미시)정책이 문제지,매크로(거시)정책은 잘한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런 칭찬까지 결부해본다면 경제팀은 자칫 올해 열심히 일하고도 "알고는 있는데 실천력이 약하다"거나 "말따로 실행따로"라는 비판을 듣게 될 소지가 있다. 허원순 정치부 기자 huhws@hankyung.com